중국 우화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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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회 고문(의학박사, 부산대학교병원)
  • 승인 2018.07.27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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彌子瑕失寵(총애를 잃고나니)

옛날에 위나라에는 왕의 수레를 타면 두 다리를 자르는 법이 있었다.

어느날, 왕의 총애를 받고 있던 미자하는 한밤중에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다. 그는 서둘러 궁중으로 달려가 왕의 수레를 몰래 타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다음날 이 소식을 들은 신하들은 이제 미자하의 다리가 성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왕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 아닌가, "정말 보기 드문 효자로구나, 어머니를 생각하느라 다리가 잘리는 형벌도 생각하지 않다니"

또 한번은 미자하가 왕을 모시고 후궁의 과수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나무위로 올라간 미자하는 잘 익은 복숭아를 따서 베어 물더니 아주 달고 맛있다면서 한입 베어 먹은 복숭아를 왕에게 건네주었다. 신하들은 놀라 어쩔 줄 몰랐지만 왕은 도리어 웃으며 말했다. "미자하는 참으로 나를 아끼는구나, 맛있는 것을 맛보일 생각만 하느라 침이 묻은 것도 잊어버리다니 "

몇 년이 지나자 미자하는 점점 왕의 총애를 잃었다. 마침내 왕은 그를 궁궐에서 쫒아내려고 탁자를 두드리며 죄를 따졌다. "애초에 너는 무엄하게도 나의 수레를 몰래 탔으며, 또 나에게 먹다 남은 복숭아를 먹였다. 이처럼 나를 모욕했으니 죽어 마땅하다."

미자하의 행위는 변한 것이 없는데, 앞서는 어질고 훌륭한 행위로 여겨지다가 나중에는 죄가 된 것은 왕의 사랑이 미움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정은 변화무상하다. 같은 사실이라도 감정의 굴곡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그것은 애증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 우화는 권력자에게 간언을 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충고나 간언을 하는 목적은 자기 생각을 전달하여 상대방의 의식과 행동을 자기 생각대로 바꾸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감정을 잘 헤아려서 충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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