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공식 선거공보물상 '검사 사칭 사건' 전과에 판결 내용과 다른 소명을 기재했다는 의혹 관련, 사건 당사자인 최철호 KBS PD가 24일 "개인 인격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대단히 모욕적이고,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PD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 자서전을 보면 'PD의 검사 사칭 취재를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 'PD가 검사를 사칭하며 성남시장과 통화하고 녹취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속됐다'고 얘기했고, 공보물을 보면 (검사의) 이름을 제가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줬다고 바뀌었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최 PD와 함께 특정 검사를 가장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화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50만원,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형을 받았다.

이 후보는 유권자 가정에 발송한 법정 선거공보물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해 "시민운동가로서 공익을 위해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 진상규명과 고발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대책위 집행위원장이던 후보자를 방송 PD가 인터뷰하던 중 담당 검사 이름과 사건 중요사항을 물어 알려주었는데, 법정다툼 끝에 결국 검사 사칭을 도운 것으로 판결됨"이라는 소명을 기재했다.

최 PD는 이에 대해 "지금도 KBS 직원 신분이지만, 공영방송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중립 입장이기 때문에 많이 불쾌했지만 넘어갔다. 또 사실 명색이 집권여당 대통령후보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 게 저도 굉장히 부담스럽다"면서도 "이제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저는 마치 영원히 그 분을 음해해서 함정에 빠뜨린 것처럼 왜곡될 것"이라고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 후보) 본인은 '나는 관여한 적이 없다', 또 어떤 매체에서는 '쫓아내지 않았다는 게 굉장히 후회스럽다' 얘기까지 하는데, 저는 되게 모욕스럽다"며 "성남지원 1심 판결이 고등법원과 대법원에서 다 인용됐는데, 저하고 카메라맨, 오디오맨이 공통적으로 조사받고 법원에서 증언한 내용을 판사가 판결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2002년 11월13일 공무원자격사칭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후보의 해당 재판에서 "피고인(이 후보)은 수원지검 X검사의 자격을 사칭하여 마치 X검사가 조사하는 것처럼 하려고 질문사항을 사전에 L(최 PD)에게 개략적으로 설명하며 통화중 그때그때 메모지에 추가로 작성해 보여줬다"며 "피고인과 L(최 PD)가 공동하여 S(김병량 당시 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하여 통화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최 PD는 "이 후보도 추진력 등 장점이 많은 분으로 알고 있다"며 "이 건에 대해서 그냥 인정하셨으면 큰 문제가 안 되고 선고유예로 끝났을 것이다. 공공의 이익 때문에 했다고 어떤 부분은 위법성이 조각되는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 PD는 이어 "시민운동을 하신 변호사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왜 개인을 부당하게 음해하는 행태를 저지르는지 그 분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경기도 법인카드 (의혹을) 제보하신 분들도 얼마나 모욕스럽고 분노스러웠으면 자기 위험을 감수하면서 집권당 대통령후보와 부인을 상대로 그런 얘기를 하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사과하셔야 한다"며 "대통령후보도 국민의 한 사람 아닌가. 남에 대해 잘못을 하셨으면 인정해주는 게 훨씬 대통령후보다운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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