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라게브리오 중증 예방 효과 30%…치료 옵션 늘어나는 의미"
식약처 "라게브리오 중증 예방 효과 30%…치료 옵션 늘어나는 의미"
  • 뉴시스
  • 승인 2022.03.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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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효과 높지 않아도 대안 많으면 환자에게 유리"
"간·신장애 등 팍스로비드 못쓰는 환자에게 사용 가능"
머크(MSD)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안호균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3일 긴급사용승인 결정을 내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의 중증 예방 효과가 30% 수준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라게브리오의 중증 예방 효과가 높진 않지만 팍스로비드 등 다른 약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어 치료 대안이 늘어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주 식약처 의약품심사부장은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팍스로비드는 입원·사망 예방효과가 89%에 달하는데 라게브리오의 입원·사망 예방효과는 어느정도로 파악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 30%라고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강석연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라게브리오의 예방 효과가 기대보다 낮은데 긴급사용승인한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팍스로비드나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없는 고위험군 환자에 있어서 지금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런 분들에게  라게브리오를 투입해서 중증 전환되는 비율을 낮출수 있으면 긴급사용승인할 근거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약물에 제약이 있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과 투여하고 있는 약물에 따라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낮은 수준 확률이라도 이런 분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그리고 고위험군이라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식약처 관계자, 의료계 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

-라게브리오의 처방 대상은 어떻게 되는가.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처방한다고 했는데 어떤 환자 그룹인지 궁금하다.

"라게브리오를 처방하는 고위험군 환자는 질병관리청에서 팍스로비드를 투여하고 있는 대상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될 것 같다. 다만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를 사용할 수 없는 중증 간장애 또는 신장애 환자, 그리고 23종의 병용금기의약품 사용으로 팍스로비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강석연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입원이 필요한 환자의 초기치료 목적으로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다. 입원한 후에 치료를 시작했을 때 유익성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돼 있다. 어떤 의미인가. 다른 치료제 사용하기 어려운 경증·중등증 환자라도 입원해 있다면 라게브리오를 투약할 수 없는가.

"일단 코로나가 중증으로 이환돼서 입원한 분은 치료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다른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가 입원 중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우에는 사용이 가능하다.(강석연)"

-공중보건 위기대응의료제품 안전공급 위원회에서 참석 위원들이 전원 긴급사용승인 타당성을 인정했는가.

"참석한 위원들의 대부분은 승인에 동의했고 일부 의견을 밝힌 위원도 있었다.(강석연)"

-어떤 의견이 있었는가.

"반대 의견은 아니었고 일부 의견이 있었다. 그분들의 의견은 대상군에 대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기본적으로는 다 찬성을 했다.(강석연)"

-라게브리오 투약 대상에서 제외되는 임부와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치료 옵션은 기존 감기약과 해열제가 전부인가. 소아청소년 확진률이 높은 상황에서 치료 방안을 모색 중인 것이 있는가.

"지금 현재 국내에서 경증에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된 제품에는 팍스로비드와 베클루리주가 있다. 임부나 소아청소년군의 경우 이 약을 쓸 수 있다.(문은희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

-팍스로비드의 입원·사망 예방효과는 89%에 달하는데 라게브리오의 예방 효과는 얼마로 파악하고 있는가.

"라게브리오 입원·사망 예방 효과는 30%라고 확인한 바 있다.(박윤주 식약처 의약품심사부장)"

"라게브리오의 임상 연구결과는 중간 분석 결과가 처음 보고됐고, 그 이후 최종 분석 결과가 보고됐다. 식약처 허가는 최종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30%의 입원·사망을 줄이는 효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다만 인도와 같은 다른 나라에서는 65%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자료도 있다. 실제 임상에서 사용했을 때 중증·사망 위험을 감소시켜 주는지는 사용해보고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자는 모두 라게브리오 처방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보면 되는가. 무슨 기준으로 처방하게 되는가.

"효과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 먹는 약인 팍스로비드와 주사제인 베클루리주다. 입원하지 않은 상태여서 주사제를 사용할 수 없고 경구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팍스로비드에 사용 제한이 있는 경우 라게브리오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간기능과 콩팥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어서 팍스로비드를 쓸 수 없는 경우다.(최원석)"

-임부와 18세 미만에서 복용 금지를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임부에게 투여된 적은 없지만 사람의 사용량보다 3~8배 많이 투여한 동물 실험에서 태아 발달에 지장 줄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청소년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이 실시되지 않았다. 동물 실험에서 사람 사용량의 5배 정도 용량에서 뼈와 연골 이상 관찰됐다고 한다. 다른 동물에서는 관찰되지 않았지만 청소년과 소아에게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박윤주)"

-이 약이 암 유발, 선천성 유전 질환, 기형아 출산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이런 우려가 있는 이유는 유전독성 시험에서 일부 양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식독성 시험의 경우 토끼에서 태아의 체중 감소가 있었고 렛트에서는 태아의 성장 지연이 있었다. 그래서 우려하는 것 같다. 유전독성 시험법은 굉장히 많다. DNA 손상을 보는 시험, 염색체 이상 을 보는 시험,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는 시험 등이 있다. 이 약물의 경우 유전자 돌연변이 시험 등 특정 시험에서 일부 양성이 있었다. 이 시험 하나로 유전독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어떤 시험이 양성이 나오면 또 다른 시험을 해서 유전독성 물질인지를 밝힌다. 이 회사에서는 추후 후속 시험을 했다. 동물을 이용한 시험을 했었고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유전독성 물질이라는 우려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생식 발달 시험에서 일부 이상 발달이 있었던 것은 사람에게 처방할 때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위해성을 피하려고 한다. 다른 약물에서도 생식 발달 독성 시험에서 이상이 있었던 경우가 많이 있다.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유해성을 피하는 것이 합단한 것 같다.(손우찬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

-라게브리오의 중증 예방 효과가 30%라면 기대보다 낮아보이는데 긴급사용승인한 근거는 무엇인가.

"라게브리오가 일단 임상시험에서 팍스로비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보이는 결과가 있다. 다만 팍스로비드나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없는 고위험군 환자에 있어 특히나 지금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대안이 필요하다. 이런 분들에게  라게브리오를 투입해서 중증 전환되는 비율을 낮출 수 있으면 긴급사용승인할 근거가 있다고 생각했다.(강석연)"

"30%면 중증 예방효과가 아주 높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약물에 제약 있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이나 투여하는 약물에 따라 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낮은 수준의 확률이라도 이런 분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그리고 고위험군이라면 더욱 의미가 있으리 것 같다. 치료 옵션을 더 가지고 있는 것이 환자들에게는 더 나은 것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최원석)"

-오미크론 변이(BA1)나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대한 예방 효과는 확인됐는가.

"라게브리오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오미크론이나 스텔스 오미크론에 대한 결과는 없다. 인비트로(in vitro·시험관을 이용한) 시험 결과에서 변이주에 대해 효과를 보인다는게 문헌이나 제출 자료를 통해 제시됐다. 작용 기전으로 봤을 때도 변이주에 대해 효과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박윤주)"

-'임부 사용 금지'나 '복용 후 피임' 등의 조건은 유전 질환 우려가 크지는 않지만 만일에 대비한 것으로 보면 되는가. 복용후 여성은 4일, 남성은 3개월의 피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기간이 지나면 아이를 가지더라도 유전적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이런 우려가 '0'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규제 방법으로서는 가장 합당한 규제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유전독성이 일부 항목에서 양성이 있었지만 다른 여러 시험에서는 그렇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정도이기 때문이다. 약의 투여 기간이 5일 밖에 안되는 것도 중요하다. 확률이 0%인지 아닌지의 관점에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손우찬)"

"이것(피임 기간)은 약물 성분이 체내에서 소실되는 기간을 고려한 것이다. 여성의 경우 4일로 정한 것은 주성분인 몰누피라비르와 대사체의 반감기가 19시간 정도 된다. 반감기는 성분의 반 정도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이다. 이것의 5배 정도 되는 시간이 지나면 전체 성분이 빠져나간다고 봤다. 남성이 3개월인 것은 정자가 몸에 머무르는 시간을 3개월로 보기 때문이다.(박윤주)

-질병관리청이 오늘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치료제 '이부실드'의 긴급사용승인 요청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식약처에서도 검토 중인가.

"아직 제조사에서 식약처에 요청한 것은 없지만 검토 요청이 온다면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강석연)"

-부작용에 설사,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이 있다. 이런 부작용은 팍스로비드와 비슷한 수준인가.

"라게브리오의 부작용은 설사 등이 좀 있는데 임상시험에서 대조군과 시험군을 비교했을 때 별로 차이가 없는 정도였다. 팍스로비드도 그렇게 크지 않았고 (라게브리오도) 그와 비슷한 수준이다.(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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