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회 아카데미]청각장애 배우 트로이 코처 남우조연상
[94회 아카데미]청각장애 배우 트로이 코처 남우조연상
  • 뉴시스
  • 승인 2022.03.28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각장애 남자 배우 최초 수상 '역사'
영화 '코다'서 농인 아버지 '프랭크' 역
청각장애 배우론 2번째 오스카 받아
1987년 여우주연상 말리 매틀린 최초
장애 있는 배우로는 역대 3번째 수상

손정빈 기자 = 영화 '코다'의 배우 트로이 코처(Troy Kotsur·54)가 오스카를 거머쥐었다. 코처는 청각장애를 가진 남자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 최초로 수상하는 역사를 썼다.

코처는 2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벨파스트'의 키어런 하인즈, '파워 오브 도그'의 제시 플레먼스와 코디 스밋맥피, '리카르도 가족으로 산다는 것'의 J K 시먼스를 제치고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코다'는 청각장애가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장애가 없는 아이라는 뜻의 'Child of Deaf Adult'를 줄인 제목으로, 가족 모두가 청각장애가 있는 소녀 '루비'의 이야기를 그린다. 루비의 농인(聾人) 아버지 '프랭크' 역을 맡은 코처는 루비를 향한 진한 부성애를 보여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코처는 수어로 "이 상을 모든 장애인들에게 바친다"고 했다. 또 "농인 연기자들이 많은데, 그 분들께도 모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코처의 이름이 불리자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모든 배우와 감독이 기립해 수어로 코처를 축하했다. 지난해 여주조연상 수상자 자격으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윤여정은 수어로 수상자를 발표하고, 코처가 수어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동안 옆에서 트로피를 안고 기다리는 배려를 보여주기도 했다.

청각장애가 있어 수어로 의사소통하는 코처가 오스카를 차지하면서 아카데미엔 또 한 번 새로운 역사 쓰였다. 아카데미 최초로 청각장애가 있는 남자 배우가 연기상을 받은 것이다. 남녀 통틀어선 지난 1987년 시상식에서 청각장애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말리 매틀린 이후 두 번째다. 코처와 매틀린은 '코다'에서 부부로 나와 호흡을 맞췄다.

코처는 또 장애를 가진 배우로는 세 번째로 오스카 연기상을 받게 됐다. 최초 수상은 1947년 해럴드 러셀이고, 두 번째가 매틀린이었다. 러셀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포탄을 맞아 두 팔을 잃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