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 후에 장기간 각종 통증 불편함 호소하는 이들 많아
코로나19 완치 후에 장기간 각종 통증 불편함 호소하는 이들 많아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4.22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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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코비드(Long COVID-19)는 코로나19 감염 후 장기간 지속되는 후유증을 뜻하는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확진 후 3개월 이내 발생해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 시점으로부터 4주 후부터 보이는 증상을 각각 롱코비드로 정의하고 있다.

머리가 갑자기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부터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탈모, 근육통 등이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롱코비드 증상들이다. 심하게는 우울증까지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장내과 장태익 교수팀이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확진된 20세 이상 성인 4만 3976명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확진자의 3개월간 후유증 발생은 일반인 대비 1.19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지확장증 발생 위험은 일반인의 3.63배였고, 탈모 발생 위험은 3.39배, 심근염 발생 위험은 3.2배. 후각장애 발생 위험은 무려 일반인의 7.92배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런 롱코비드 증상이 정도는 달라도 그리 드물게 발생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방역당국이 공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2만1615명을 조사한 결과 19.1%(4139명)가 1개 이상의 후유증으로 완치 후에도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방문한 이들로 한정해도 대략 5명 중 1명은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감염 후에도 계속되는 이러한 '롱코비드'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은 없다. 다만 가장 힘을 받고 있는 가설 중 하나는 감염 당시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채 몸 안에 계속 남아 염증을 일으킨다는 가설이다.

최근 해외 연구에서는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2020년 5월부터 코로나19 경·중도 환자 113명을 대상으로 10개월 간 주기적으로 분변 샘플을 채취했는데 12.7%는 완치 판정 4개월 후까지, 3.8%는 7개월 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즉 완치 판정 후 반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뜻이다.

이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잔존 가능성과 함께 교란된 면역체계가 롱코비드 증상을 유발한다는 가설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죽기 전에나 혹은 장기간 몸에 남아 면역체계를 교란시켜 바이러스가 주로 머무는 폐와 기도 외 여러 장기들에도 안 좋은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활동을 하면서 면역 반응,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근육통, 발열 등이 계속될 수 있다"며 "쉽게 말해 자기 몸의 세포를 공격하게 되는 것으로 심해지면 대표적으로 길랭바레 증후군과 같은 자가면역질환까지 생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불치병처럼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감염 후 나타나는 혈전과 작은 혈관의 손상, 신진대사 장애들도 롱코비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국내외 연구 등에서 거론된다.

오미크론 대유행의 한복판에서 벗어났지만 대규모 확진 여파로 롱코비드 환자도 향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보다 면밀히 원인을 분석하고 의료 대응 계획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치 백신 접종을 하고 백신 이상반응이 있으면 신고하는 등록 시스템처럼 (당국 차원의) 등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신고된 사례들을 모아서 전체적인 경향이나 많은 빈도로 나타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하는데 구축이 안 돼 있어 누구를 추적할지 알 수 없다. 아직 우리나라는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명확한 진료지침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도 이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해 지난달 31일 전국 1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기저질환이 없는 60세 미만 확진자 등 1천 명을 대상으로 롱코비드 실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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