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후폭풍…은행 예적금에 연일 '뭉칫돈'
빅스텝 후폭풍…은행 예적금에 연일 '뭉칫돈'
  • 뉴시스
  • 승인 2022.07.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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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예적금 734조 돌파…보름 만에 11조7000억↑
요구불예금,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수신잔액도 급증세
증시예탁금은 급감…은행 고금리 상품마다 '오픈런' 연출
조수정 기자 =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지폐의 유통수명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수명이 가장 긴 화폐는 5만원권으로 14년 10개월로 조사됐다. 6일 한국은행의 '2021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수명은 1년 전보다 평균 1~4개월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이 1년 전보다 수명이 4개월 늘어 178개월(14년 10개월)로 가장 길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로 계산해 보면 1년 4개월이나 증가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확인하고 있다. 

이정필 기자 =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맞물려 은행으로 시중 유동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주식과 코인 등 위험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치솟는 물가에 금리가 오르면서 안전한 투자처로 수요가 쏠리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14일 기준 734조25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말 기준 722조5602억원에서 빅스텝 전후로 보름 만에 11조6900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정기예금은 685조959억원에서 696조3048억원으로 11조2089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은 37조4643억원에서 37조9454억원으로 4811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시중은행 예적금은 44조2136억원 급증했다. 예금은 41조3689억원, 적금은 2조8447억원 각각 불어났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월말 기준 725조6808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원 넘게 증가했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수신 잔액은 5월말 기준 약 909조원 규모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11조원, 지난해 말 대비로는 53조원 늘어난 액수다.

반면 증시 자금은 급격히 빠지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13일 현재 55조7944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5705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11조7363억원 급감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역머니무브' 현상이 한은의 빅스텝 이후 더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심화하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잇달아 큰 폭으로 올리는 상황이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치솟았다. 이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이어 '울트라 스텝'(1.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 역시 초유의 빅스텝에 이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방침이다. 연말 기준금리는 2.75~3% 수준을 제시했다. 위험자산 회피로 증시와 코인시장이 상승 동력을 잃은 사이, 치솟는 물가에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으로 몰리는 시중의 유동자금은 점차 쌓여가는 상황이다.

시중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주는 곳으로 투자가 몰리는 '오픈런'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고금리 특판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아침부터 영업점에 긴 줄이 늘어서고, 선착순에 들기 위해 연차를 냈다는 사연도 전해진다. 신한카드는 최근 우체국과 손잡고 최고 연 9.2% 이자를 주는 적금을 출시해 고객이 몰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금융사별로는 보다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입시키려는 경쟁이 가속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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