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내달 16일 총파업…은행 문 닫나(종합)
금융노조 내달 16일 총파업…은행 문 닫나(종합)
  • 뉴시스
  • 승인 2022.08.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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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영업점 폐쇄 중단·근로시간 단축 요구
19일 조합원 투표서 찬성 93.4% 가결
다음달 19일 업무 전면 중단 계획
2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기자간담회에서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주혜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다음 달 1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융노조 조합원은 10만명 규모로 업무 전면 중단에 돌입할 경우 은행 지점의 영업 차질이 예상된다.

22일 금융노조에 따르면 19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이날 금융노조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업 돌입 배경과 절차에 대해 밝혔다.

이번 찬반투표는 전체 39개 지부 중 가입이 지연된 IBK시스템지부와 KB데이타시스템지부를 제외한 37개 지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19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찬반투표 결과 2개 지부를 제외한 총 재적인원은 9만777명, 투표인원은 7만1959명으로 투표율은 79.27%이다. 투표 결과는 찬성 6만7207표, 반대 4526표, 무표 226표로 쟁의행위 찬성률은 '투표 조합원 수' 기준 93.4%, '재적조합원 수' 기준 74.04%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거한 합법적인 쟁의권을 득했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2% 초반의 낮은 임금인상률을 감내한 금융노동자들에게 올해 6%가 넘는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1%대 임금인상률을 고집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금융사용자에 대한 분노'"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 34개를 요구했다. 핵심 요구사항은 ▲영업점 폐쇄 중단 및 적정인력 유지 ▲금융공공기관의 자율교섭 보장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근로시간 단축 등이다.

올해 임단협에서 금융노조는 6.1% 임금 인상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임금인상률 1.4%를 제시했다. 근무시간 단축과 영업점 유지 등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 위원장은 "적자가 나지 않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지방이나 구도심의 은행 점포를 고객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폐쇄하는 것은 금융의 공공성을 외면하는 행태"라며 "대규모 점포 폐쇄의 즉각적인 중단과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적정 인력을 유지 또는 신규 채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과 관련해서는 대법원 판결은 향후 임금피크제 소송에서 네 가지 기준을 가지고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라고 권고했으나 금융권의 현 임금피크제는 무효로 볼 여지가 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측은 사업장별로 소송이 진행 중인 곳들이 있으니 그 소송 결과를 보고 논의하자며 임금피크 진입 2년 연장과 임금삭감률에 비례한 근로시간 단축 요구의 수용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노조는 "'임금인상 자제' 발언으로 노사자치주의를 위반해 산별교섭을 어렵게 만들고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과거 보수정권의 '방만' 프레임 재활용을 통한 '공공기관 탄압'에 나선 정부와 맞서 싸우겠다"도 언급했다.

금융노조는 다음 달 16일 총파업에 앞서 23일 서울(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과 25일 대구(한국부동산원 앞), 다음 달 1일 부산(국제금융센터 광장)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에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노조원 약 10만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다음 달 16일 총파업에 돌입, 업무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이번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예고대로 이뤄지면 2016년 9월 이후 약 6년 만의 총파업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파업의 규모나 은행 영업에 얼마나 지장을 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합법적인 쟁의권을 행하지만 고객들이 겪을 불편에 대한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사전적으로 잘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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