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빨간집모기'가 매개…논·축사·웅덩이 등에 주로 서식
최근 5년간 90명 감염…51%는 합병증 겪고, 18%는 사망
야외활동시 피부노출 최소화, 향수 자제…고인물 없애야
김지현 기자 = 질병관리청은 7일 올해 국내 첫 일본뇌염 의심환자가 확인됨에 따라 모기물림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확인된 의심환자 A씨는 70대 남성으로 강원도 소재 농장에 방문한 후 지난달 19일부터 발열, 의식변화, 복통 등 뇌염 증상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청 검사에서 뇌척수액 및 혈액에서 특이항체가 검출돼 지난 6일 추정환자로 진단됐다. 질병청은 추후 회복기 혈청을 이용해 확인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린 경우 감염된다. 이 모기는 전체적으로 암갈색을 띠고 뚜렷한 무늬가 없으며, 주둥이 중앙에 넓은 백색 띠가 있는 소형모기(약4.5㎜)다.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활동한다. 6월에 제주, 부산, 경남 등 남부지역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0월 말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찰된다.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리면 5~15일 이내 발열 및 두통 등이 나타난다. 감염자 250명 중 1명은 고열, 발작, 목 경직, 경련, 마비 등 치명적인 급성뇌염으로 진행되고, 이 중 20~30%는 사망할 수 있다.
뇌염의 경우 회복돼도 환자의 30~50%는 인지장애, 마비,운동장애, 언어장애, 발작, 정신장애 등 합병증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일본뇌염으로 신고된 환자 90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해본 결과 88명에게서 발열, 의식변화, 뇌염증상, 두통 등 증상이 나타났다. 또 46명(51.1%)은 합병증을 겪었고, 16명(17.8%)은 사망했다.
질병청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야외 활동 시 밝은 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흡혈하지 못하게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활동 시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가정 내에서는 방충망을 정비하고, 캠핑 등으로 야외 취침 시에도 텐트 안에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매개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주변의 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에 고인 물을 없애서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뇌염은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2009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아동의 경우 표준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접종하면 된다. 일본뇌염 매개모기 출현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유행국가로 여행계획이 있는 사람 중 접종력이 없는 고위험군 성인도 접종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