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순방 결산] UAE·스위스서 '세일즈 외교'…300억불 유치·원전 기술력 과시
[尹순방 결산] UAE·스위스서 '세일즈 외교'…300억불 유치·원전 기술력 과시
  • 뉴시스
  • 승인 2023.01.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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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일 UAE 국빈방문, 18~19일 다보스포럼
한-UAE 정상 공동성명 '300억달러 투자' 명기
에너지, 방위산업, 신산업 등 분야 MOU 48건
바라카 원전 방문해 "원전 제3국 공동 진출"
스위스에서 글로벌CEO 오찬 "많이 와달라"
 전신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박미영 김지훈 양소리 기자 =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에 초점을 맞춘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공식 일정이 19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UAE와 수교를 맺은 이래 처음으로 국빈 방문해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여기에다가 300억 달러(약 37조원) 대(對)한국 투자를 유치하는 실질적 성과는 물론 원자력 발전 분야 해외 진출의 발판도 탄탄히 다졌다.

UAE 국빈 방문을 마치고 곧바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스위스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JP모건, IBM, 퀄컴, 무바달라 투자사, 인텔 등 해외 글로벌 기업 최고 경영자(CEO)들과 한 자리에서 오찬 간담회를 하며 '세일즈 외교'에 박차를 가했다.

◇ UAE, 첫 국빈 방문 尹 최고 예우로 맞아

전신 기자 =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 상공에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을 환영하는 에어쇼가 열리고 있다

UAE는 양국 간 수교 이래 첫 국빈이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한 후 처음으로 맞이한 국빈인 윤 대통령을 환대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전용기인 공군 1호기가 UAE 영공에 진입하자 좌우로 2대씩 총 4대의 UAE 전투기가 호위 비행 의전을 제공하며 최고의 예우를 표했다.

다음날 한-UAE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공식환영식에서는 UAE 공군 전투기가 에어쇼를 펼쳤다. 7대의 전투기가 붉은색과 푸른색의 비행운을 뿜으며 곡선비행했다. 한국의 태극무늬를 나타낸 것이다.

국빈 오찬에는 최고 귀빈에게만 대접한다는 낙타고기가 메뉴로 등장했고, 밤에는 UAE 대통령궁에 태극무늬를 상징하는 붉은색, 푸른색 조명이 켜졌다.

 전신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 '300억 달러 韓 투자' 공동성명에 명기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에 기반해 한국의 전략적 분야에 UAE 국부펀드 300억 달러(약 37조원) 규모의 투자 공약을 발표한다'고 명기됐다. 사실상의 경제 동맹 수준의 협력 확대라는 평가다.

UAE로서도 최대 규모의 투자 결정이다. 이전까진 영국과 100억 파운드(약 15조1900억원) 투자 협력을 맺은 것이 국가 간 협약 중 가장 큰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는 50억 달러(약 6조2000억원), 프랑스에는 15억 유로(약 2조2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 대화하며 악수하고 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등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계약을 이행해내고 마는 한국 기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신뢰'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무하마드 대통령에게 "큰 규모 투자 결정해줘서 고맙다. 투자라는 게 거기서 끝나지 않고 성과가 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정부는 물론 저도 적극 나서서 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원자력 발전 등 에너지, 방위산업, 신산업 분야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 13건을 체결했다. 300억불 투자 이행을 위한 제도적 협력 기반이 될 것들로 보인다. 여기에다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민간 기업들이 비즈니스 포럼 등을 계기로 체결한 양해각서 등까지 합하면 총 48건에 달하는 MOU가 체결됐다.

대통령실은 48건의 MOU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부처들이 촘촘하게 지원하고, 범정부 차원의 수출전략회의에서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신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왕실공항에 도착해 압둘라 알 나흐얀 UAE 외교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이밖에 비즈니스 포럼과 병행해 개최된 비즈니스 상담회에 한국과 UAE의 100여개 기업이 참여해 250여건의 1대1 상담이 진행됐고, 약 1100만 달러의 계약 성과가 있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규모와 성과 면에서 역대 UAE 순방 최대의 성과를 창출했다"며 "중동붐 원년을 위한 첫걸음이자, 수출과 해외시장 진출로 복합위기를 돌파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탈원전 폐기' 공식화, 3국 공동진출 모색

전신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탈원전 폐기' 기조를 국제사회에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지난 16일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과 함께 양국 간 협력의 상징인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를 찾았다. '맨시티 구단주'로도 잘 알려진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양국 민관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한전이 주계약자로 사업을 총괄하고, 한국수력원자력·두산·현대·삼성 등이 참여한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은 코로나19 등 여러 위기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건설이 진행돼 지난 2021년 4월 1호기가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지난해 3월에는 2호기도 상업운전을 개시했으며, 올 상반기와 내년에 3호기와 4호기가 순차적으로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바라카 원전은 UAE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바라카 원전을 통해 아랍지역 최초의 상용원전 도입국이 됐으며 탈 석유경제 구조로의 전환을 실질적으로 구현했다. 그뿐만 아니라 석유 소비 감축을 통해 국부 원천인 석유 수출의 증대 효과까지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이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과 UAE 양국이 바라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UAE 내 추가 원전 협력과 제3국 공동진출 등 확대된 성과를 창출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자력을 넘어 수소, 재생에너지, 탄소저장포집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되길 기대한다"고 협력 의지를 다졌다. 
 
원전에 기반한 협력은 건설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 등까지 감안하면 '100년을 함께할 협력'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다가 수소 협력 등까지 더해지면 협력의 틀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한국과 UAE는 100년을 함께 할 형제'라고 한 것도 이러한 협력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 스위스에서도 이어진 세일즈 외교

전신 기자 =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서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스위스 순방 일정도 정상 경제외교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18일 다보스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업 CEO들과의 오찬에는 JP모건, IBM, 퀄컴, 무바달라 투자사, 인텔, 블랙스톤, 히타치, TPG 등이 참석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등 국내 기업 대표들도 함께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 CEO들에게 "ESG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제 시작이고 걸음마 단계"라면서 "시장을 열고 만들어놓을 테니 많이 들어와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들 알려달라"며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시장 중심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거듭 투자를 당부했다.

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서는 "대한민국은 반도체, 이차전지, 철강,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과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전 확대로 탄소중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들과 원전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거라고 했다. 청정 수소 생산·활용에도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안보, 경제, 보건, 첨단기술 등 협력을 긴밀히 해나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관한 질문에는 "체제가 다르거나 보편적 가치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국가와의 관계를 배제하고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더 포용적이고 융합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풍력터빈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Vestas)는 한국에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핵심부품 공장을 한국에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양자 석학들과의간담회를 끝으로 공식 순방일정을 마쳤다. 20일 스위스에서 출발해 21일 새벽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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