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조원 차입…어디에 투자할까?
삼성전자, 20조원 차입…어디에 투자할까?
  • 뉴시스
  • 승인 2023.02.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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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노광장비 등 미래 준비 투자에 '고삐'
평택 5공장·3나노 2세대 파운드리에 투자
차세대 R&D 역량 강화도 병행할 듯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결정해 반도체 혹한기에 이 돈을 어디에 투자할 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밝혔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온 삼성전자가 자회사에서 운영 자금을 빌린 것에 대해 업계에선 이례적인 일로 해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9% 감소한 영업이익 4조3061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DS) 사업부문은 2700억원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쳐, 적자만 겨우 면했다는 평가다.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현금 동원 능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시황 악화가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소비 침체와 경기 악화 우려가 크지만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메모리 업계 1위로서 '초격차'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 47조90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올해 (반도체) 캐펙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 20조원으로 평택 3·4기 인프라 투자와 중장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첨단 기술 투자에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택 3공장을 완공했는데 아직까지 설비투자는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이어 평택 4공장 건설에도 착수하며 미래 반도체 수요 반등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열리는 DDR5, LPDDR5X 등 고성능 고용량 D램 시장 대응을 위한 선단 공정 전환 투자에도 나서야 한다.

이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투자 축소와 연기에 나선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평택 5공장도 올해 공사에 착수할 전망이어서 이를 위한 투자도 계속해야 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미국 테일러 공장을 필두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클린룸(청정실)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향후 설비 투자를 집행하는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을 발표한 상태다. 올해 미국 테일러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 4나노 공정 양산도 시작한다.

파운드리 역시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나노의 2세대 공정을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3나노 2세대 공정은 1세대와 대비해 면적 성능과 전력 효율을 더 확대한다.

이와 함께 차세대 공정 개발 등 R&D(연구개발) 역량 개발을 위한 인프라 투자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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