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에 언론계도 주목...AI, 기자 대체할까?
'챗GPT' 열풍에 언론계도 주목...AI, 기자 대체할까?
  • 뉴시스
  • 승인 2023.02.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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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용자 스마트폰에 챗GPT가 실행된 모습

신효령 기자 = 오픈AI의 대화형 AI '챗GPT' 열풍에 인공지능(AI)이 언론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챗GPT는 사용자 질문에 AI가 대답하는 구조로, 완결된 형태의 대화가 가능하다. 시·소설·그림·논문 등과 같은 맞춤형 결과물도 내놓을 수 있다. 그렇다면 AI는 기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

미디어업계에 따르면 '챗GPT'로 상징되는 AI 기술로 증권 시황이나 통계 기사는 훌륭하게 쓸 수 있다. 각 기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가공해 기사 형식으로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저널리즘에 충실한 인간 기자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라서 AI가 얼마든지 글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써야 하는 기사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진형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현재의 챗GPT는 글을 쓴다는 정도이고 사람을 대체하는 수준은 아니다"며 "하지만 챗GPT가 글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은 잘 하니까 분명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사 초안을 잡는데 활용할 수 있고, 통계 기사를 쓰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도 "챗GPT가 어떻게 발전하든지 사람을 대체하는 능력까지 가진 것은 아니다. 앞으로 그럴 수도 없다. 챗GPT가 기자처럼 어떤 사안을 취재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챗GPT가 다양한 방식으로 텍스트 작성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보조 도구로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은 맞다"며 "기자들이 챗GPT를 활용해서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정리하는 일도 시킬 수 있다"고 했다.

AI 챗봇이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면서 언론계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AI기업 바이칼에이아이와 협업해 형태소(의미를 가지는 말의 최소 단위) 분석기 '바른(bareun)'을 만들었다. 재단이 보유한 뉴스데이터 7800만건과 그간 축적한 언어자원 80만건을 활용해 학습했고 신조어·구어·문어에 강점이 있다.

언론진흥재단 관계자는 '최근 주목받는 챗GPT·바드(Bard) 등 인공지능을 한국어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형태소 분석기의 역할이 중요하다. '바른'은 국립국어원에서 제시하는 품사 표준에도 잘 맞아 언론계를 비롯해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자료 사진.

언론계에서 AI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언론윤리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IT업계에 따르면 현 단계에서의 챗GPT는 정보의 정확성에서 한계를 보인다. 챗GPT가 전달하는 정보의 출처 확인이 어렵다는 점에서 표절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챗봇이 쓴 글의 팩트 체크를 위해 여러 연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진형 교수는 "AI챗봇 답변에서 '출처'를 표시하게 되면 대중들이 그 글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잘못된 정보를 학습한 AI는 오류를 피할 수 없다"며 "학습시키는 사람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잘못된 정보를 학습시키면 오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선한 의지를 갖고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언론인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욱 책임연구위원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은 기자가 어떤 사안을 취재해서 대중에게 객관적으로 전하고, 민주주의 사회의 발전을 위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챗GPT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소리를 들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렇기때문에 챗GPT가 기자가 공들여서 취재한 기사를 대체할 수 없다. 하지만 보도자료를 가공해서 쓰는 기사는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며 "이 점에 언론사들이 주목하고 저널리즘에 충실한 기사를 내놓는데 노력해야 한다. 기사 양으로 승부보던 것들을 지양하고 기사 하나를 쓰더라도 언론사만의 시각과 기자 관점·해석을 담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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