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전 일 총리 회고록 문대통령 "고의적 범죄자" 평가
아베 전 일 총리 회고록 문대통령 "고의적 범죄자" 평가
  • 뉴시스
  • 승인 2023.02.2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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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징집자 보상청구권 인정 대법 판결
국제법 위반임을 알면서 지지율 제고 활용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자료사진

강영진 기자 = 이달에 일본에서 발간된 “아베 신조 회고록”에 따르면 아베 전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고의적 범죄자”로 생각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NK NEWS)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요미우리 신문 기자 3명과 가진 36시간의 인터뷰를 토대로 출간된 이 책에서 아베 전 일본 총리는 북한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부터 북한과 막후 협상,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의 관계 및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했다.

아베 전 총리는 고이즈이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2002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자민당 의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아베는 북한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을 우려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일은 고이즈미에게 “언제든 미국과 전쟁을 해도 좋다”고 말했으나 아베는 김정일이 실제로는 일본이 긴장을 낮춰 주길 원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이즈미는 김정일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일본은 미국과 전쟁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대했다.

아베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오바마 미 대통령 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정책에 대해선 “그럴싸한 표현이지만 실제로는 문제를 미루는 것일 뿐이다. 흥미롭지 않았다”고 평했다.

총리에 재선한 아베는 직업 외교관 이하라 주니치에게 북한과 막후 협상을 지시했고 그 결과 2014년 스톡홀름에서 북한과 회담을 가졌다.

납북 일본인 문제의 최종 해결을 목표로 열린 회담은 실패했다. 아베는 “북한이 처음부터 우리의 요구를 거부하기로 했는지 아니면 중간에 마음이 변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베는 북한이 납북 실종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망한 일본인의 납북까지 완전히 인정할 것이라는 판단은 오산이었다고 밝혔다. 일본은 납북 일본인 조사를 실시하면 제재를 완화하겠다고 제의했으나 2016년 1월 6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북한과 대화는 완전히 중단됐다.

아베는 2016년 일본을 경제적 경쟁자로 비판해온 기업인 트럼프가 당선하자 그와 서둘러 만나 친분을 맺었다.

아베는 2017년 2월11일 트럼프와 첫 공식회담을 하던 도중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가 아베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 지를 물었다고 밝혔다. 아베는 “미국은 동맹국 일본을 100% 지지한다고 말하라고 하자 트럼프가 정확히 그대로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난 것으로 발표한 뒤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트럼프는 이미 협상 모드”였다고 밝혔다.

아베는 그해 4월17,18일 플로리다에서 트럼프와 두번째 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거론했다. 아베는 김정은과 회담을 앞둔 트럼프에게 동아시아에서 미군을 철수하지 말고 북한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며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베는 그러나 “대타협”을 시도하려는 트럼프가 자신의 제안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아베는 트럼프가 충동적이며 무력 사용에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반박했다. 트럼프의 “사업가” 기질 때문에 비용을 가장 중요시했으며 북한이 이 점을 알면 대북 압박의 효력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했다.

아베는 “나는 물론 트럼프의 안보팀도 트럼프 생각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아베는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위협이 되기 때문에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트럼프가 김정은과 만나 직접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베는 그러나 트럼프가 기본적으로 북한과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역사에 이름을 남기길” 원할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베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이 무슨 생각이고 한국이 무얼 바라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식민지 징집자 보상 청구권 인정 판결을 계기로 크게 악화했다.

아베는 판결에 대해 1965년 한일협정을 언급하며 “말이 안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알면서도 “반일 감정을 지지율 제고에 활용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대통령이 국제법 위반임을 아는 “고의적 범죄자”로 표현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한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미국의 압력으로 철회됐으나 아베는 GSOMIA가 중단되면 대북 협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고 일본은 한국의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정보를 참조할 수 없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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