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내려가는데…특례보금자리론 여전히 '4%대'
주담대 금리 내려가는데…특례보금자리론 여전히 '4%대'
  • 뉴시스
  • 승인 2023.04.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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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기자 = 주택 구입과 관련해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이 시작된 30일 서울 중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상품으로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인 차주라면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적용되지 않으며 1년 간 한시 운영된다

 정옥주 기자 =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1년여 만에 3%대로 진입하면서,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3.69~5.94%로 집계됐다. 특히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각각 3.69%, 3.96%로 3%대까지 낮아졌다.

대출금리가 이처럼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 실리콘밸리뱅크(SVB)와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 연준이 금리 동결 또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들이 연일 시중은행들에 금리인상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향후 대출금리 하락세를 이끌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면 소득에 상관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여전히 4% 초·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의 4월 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대형은 연 4.05%(10년)부터 4.35%(50년), 일반형은 연 4.15%(10년)부터 4.45%(50년)가 적용된다.

만약 최대 0.9%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받을 경우 특례보금자리론을 3.25~3.55%에서 받을 순 있지만,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사실상 적용받기가 힘들다.

특례보금자리론을 인터넷을 통한 전자약정방식(아낌e)으로 신청하면 추가로 0.1%포인트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저소득청년(0.1%포인트), 신혼가구(0.2%포인트), 미분양주택(0.2%포인트), 사회적배려층(0.4%포인트) 등에 대한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받으면, 3%대 금리로 이용이 가능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의 신청금액이 지난달 17일 기준 22조2918억원(9만8582건)으로 출시 7주 만에 올해 공급 목표액 39조6000억원의 56.3%가 신청됐다.

하지만 대출신청 단계에서 금리 인하를 적용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 신청을 살펴보면 '아낌 e'의 경우 85.3%로 많은 신청이 이뤄졌지만, 저소득청년과 신혼부부 사회적배려층의 경우 각각 8.1%, 3.6%, 2.6%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이 금리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주택 실수요자의 주거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나온 정책상품인 만큼, 주담대 금리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또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의 흥행은 많은 국민들이 그동간 주거문제로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향후 시장 상황과 주금공의 대출 여력 등을 고려해 금리 추가 인하를 고려하는 등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도 "특례보금자리론은 신규주택 구입이 40%를 넘어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상태가 유지돼 부담이 되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인하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매월 시장금리, 재원상황 등 제반상황을 감안해 조정된다. 앞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시중은행보다도 높다"는 비판에 시달리자, 금융위원회는 '우대형' 4.65~4.95%, '일반형' 4.75~5.05%로 예정했던 금리를 출시 직전 각각 0.5%포인트 끌어내린 바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미국 금융시장 등 대내외 환경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시장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4월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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