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은 훨훨 나는데…대곡소사선에도 힘 못쓰는 일산 집값
분당은 훨훨 나는데…대곡소사선에도 힘 못쓰는 일산 집값
  • 뉴시스
  • 승인 2023.07.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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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쪽 직결 아니라 집값에 영향 없어"
일산-서울 사이 새 신도시 계속 들어서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집값 회복 더뎌
정병혁 기자 = 2일 경기 부천시 서해선 원종역 전광판에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 개통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이 1일 개통됐다. 대곡~소사 복선전철 사업은 고양시 대곡역을 출발해 김포공항역을 거쳐 경기도 부천시 소사역을 잇는 사업으로, 수도권 서부에서 30분 만에 서울 진입이 가능해졌다

이예슬 기자 = 최근 신규 철도노선 개통에도 일산을 비롯한 고양시의 집값이 여전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1기 신도시인 분당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서울과 직결되는 노선이 아닌데다, 일자리가 부족한 베드타운의 한계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6일 기준) 경기 고양시 아파트가격은 0.07% 내렸다. 덕양구는 0.03% 올랐지만 일산동구와 일산서구가 각각 0.09%, 0.16%씩 하락했다. 수도권 전체가 0.04%, 경기도가 0.03% 올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 도는 온기가 고양시로는 퍼지지 않은 것이다. 같은 기간 성남시 분당구는 0.25% 올랐다.

실거래가를 봐도 최근 서울과 경기남부 핵심지역의 거래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하락이 관측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일산자이1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5일 5억6000만원(29층)에 계약됐다. 5월 5억9000만원(19층)보다 낮은 가격이고, 2011년 11월 7억5000만원(18층)과 비교하면 25% 넘게 내린 값이다. 일산서구 탄현동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95㎡는 지난달 9일 6억800만원(48층)에 거래됐는데, 5월 6억4000만원(44층), 6억4500만원(45층)에 비해 더 떨어졌다. 해당 면적은 2021년 8억원 선에서 거래됐었다.

이 같은 집값 약세는 새 철도노선의 개통이라는 호재가 있었기에 더 눈에 띈다. 지난 1일 대곡소사선이 개통했고, 내달 대곡~일산 노선이 연장될 예정이지만 교통 호재가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통상 철도교통망 사업의 발표, 착공, 개통 등 3단계에 따라 집값에 프리미엄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와 부천시를 잇는 이 노선은 수도권 서북부지역을 남북 방향으로 처음 연결한 복선전철이다. 서울지하철9호선 등 5개 노선이 지나는 김포공항역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일산의 가장 큰 맹점이 강남과의 거리가 멀다는 점인 만큼 대곡소사선을 활용하면 9호선 급행열차로 여의도, 강남까지 닿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다만 김포공항역은 행정구역상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속하긴 하지만 사실상 김포·인천에 접해 서울과 직결되는 노선으로 보기는 어렵다. 강남과 물리적으로 가깝고 신분당선으로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한 분당과 비교가 되는 지점이다.

또 분당에는 판교테크노밸리라는 굵직한 업무지구가 있고 수원, 용인, 화성 등으로 이어지는 경기남부 반도체 벨트가 있어 풍부한 일자리로 인한 배후수요가 존재한다. 반면 일산은 직주근접성이 떨어지는 베드타운인데다, 일산과 서울 사이에 새로운 신도시가 계속 들어서고 있어 도시는 노후화되는데 정비사업 동력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로의 교통환경이 좋아져야 신규 철도 개통의 의미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집값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이라며 "한강 이북지역의 경우 남부와는 다르게 일자리가 없는 베드타운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집값 회복도 더딘 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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