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GS건설 계기로...건설업 전반 불신 확산
'총체적 부실' GS건설 계기로...건설업 전반 불신 확산
  • 뉴시스
  • 승인 2023.07.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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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 사고 설계·감리·시공 총체적 부실 드러나
작년 아이파크 이어 대형 부실시공 사고 반복
"철근 빼먹는 건설사가 GS건설 뿐이겠느냐"
건설업 전반 불신 확산…관행 문제로 번질 수도
김동영 기자 = 6일 오전 인천 계양구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 4월29일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GS건설 측은 전날 공식 사과하고, 단지 내 아파트를 모두 철거한 뒤 전면 재시공하는 수습안을 내놨다.

강세훈 기자 = 검단 자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 설계·감리·시공 전 과정의 총체적 부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이어 부실시공 사고가 잇따르면서 건설업 전반으로 불신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내달 예정된 GS건설 전체 공사현장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2차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건설업계에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6일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 5일 발표한 사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설계·감리·시공 등 사업 진행 과정 전반의 총체적 부실이 사고의 원인이다.

지하주차장을 받치는 32개 모든 기둥에 '전단보강근'이 있어야 하지만 설계 상 15개 기둥에는 전단보강근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공 과정에서도 전단보강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위가 확인 불가능한 기둥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와 다르게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위에 따르면 철근작업상세도(Shop Drawing) 작성(시공사) 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콘크리트 강도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붕괴한 곳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기준 강도 85%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지난 5일 사과문을 내고 "자이 브랜드의 신뢰와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과거 자사 불량제품 전체를 불태운 경영자의 마음으로 입주예정자분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5층 아파트 17개 동으로 총 1666가구 규모다. 사고가 발생한 2블록(964가구)를 포함해 전체 단지를 재시공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1666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건설 도급비용 4500억원, 철거비용 2000억원, 지체보상금 1000억원 등을 감안한 금액이다. 

GS건설이 선제적으로 나선 데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8월로 예고해 놓은 GS건설 등에 대한 처벌 수위 발표가 건설업계 전반에 추가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토부는 사고조사위가 제출한 최종 보고서와 관계 법령 검토를 종합해 다음 달 중 GS건설과 LH 등 관련 기관에 대해 징계 수위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이 때 GS건설이 시공 중인 83개 현장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도 발표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전방위적인 부실 공사 관행이 드러날 경우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대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 GS건설은 도급순위 5위권 내에 있는 1군 건설사다. 최상위권 대형사가 이 정도면 중소형사 건설 현장은 훨씬 더 심각한 부실 시공 사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누리꾼들은 이번 일이 빙산의 일각 수준일 것이라며 국내 건설사들을 향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 여론이 싸늘하다.

"철근 빼먹고 기준 미달 콘크리트를 쓰는 건설사가 어디 GS건설 뿐이겠느냐", "대다수 건설사들이 불법 하도급을 주니 시공이 엉터리일 수 밖에 없다" 등 부정적 여론이 대부분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다른 사업장은 어떠냐는 부분에 입주민들이나 국민들의 걱정과 의문이 있는 상태"라며 "최종적 판단은 8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가 확산하자 GS건설 뿐 아니라 다른 건설사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GS건설 주가는 지난 5일 4.25% 떨어진 데 이어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15.86% 급락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지난 5일 2.77%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2.71% 하락중이다. 대우건설도 지난 5일 1.22% 하락했고, 이날도 2.09% 하락중이다.
 
하나증권 김승준 연구원은 "내달 GS건설이 공사중인 83개 현장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문제가 나타날 경우 전반적인 건설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회사 개별 이슈가 아니라 업종 전반적인 관행의 문제로 번지면 전반적으로 점검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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