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 낙찰률·낙찰가율 상승…집값 회복 신호일까
아파트 경매 낙찰률·낙찰가율 상승…집값 회복 신호일까
  • 뉴시스
  • 승인 2023.07.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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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 32.9…전월 대비 1.3p 상승
기준금리 동결·집값 바닥론 확산…매매 수요 경매로 선회
경매지표 일부 회복만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 예단 무리

 박성환 기자 =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아파트 경매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모두 상승했다. 기준금리 동결과 집값 바닥론 확산 등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택 매수 수요 일부가 경매시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3년 6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135건으로, 이 중 703건이 낙찰돼 32.9%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31.6%) 대비 1.3%p 상승한 수치다. 특히 낙찰가율이 78%로, 전달 대비 2.1%p 오르며 올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으로 기록했다.

지역별로 서울의 아파트 낙찰률이 28.3%로, 전월(24.8%)보다 3.5%p 상승했고, 낙찰가율은 80.9%로 전달(81.1%)과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강세가 뚜렷했다. 강남3구 아파트 낙찰률은 34.3%로, 그 외 22개 구 지역(26.6%) 보다 7.7%p 높게 나타났다. 낙찰가율 역시 강남3구는 85.2%, 그 외 지역은 78.4%로 강남3구 아파트가 더 높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5.8명으로 전달(7.8명) 보다 2.0명이 감소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38.9%, 낙찰가율은 75.9%를 보여 전달 대비 각각 5.3%p, 1.4%p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집값 바닥론 확산,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려는 매수세 유입 등이 낙찰가율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지지옥션 측의 설명이다. 9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 저가 매수를 노리는 주택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주택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연 소득 대비 모든 대출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상관없이, 오직 DTI(총부채상환비율)만 보고 대출한도를 심사하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출심사보다 대출한도가 잘 나오는 편이다.

경매시장 지표가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라는 점에서 지난달 아파트 경매지표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일반 매매시장으로 온기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일시적 기저효과로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경매시장이 상승 흐름을 유지할 수 있지만, 현재 경매시장으로 주택 수요를 유인할 만한 유인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 경매시장 지표가 일부 회복됐더라도, 집값의 추세적 반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경매시장에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부 매물에만 수요가 몰리는 '옥석 가리기' 현상만으로 집값 반등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매지표가 상승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대세 상승 반전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매지표가 일부 회복됐지만, 낙찰률이 여전히 30% 초반에 머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매시장 전체가 회복됐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며 "자세히 따져보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부 매물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아직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고, 경기 침체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매지표만으로 부동산 시장의 전면적 상승 반전 여부를 속단하기엔 무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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