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파업까지"…일감 쌓인 조선업체, 우려 커진다
"인력난에 파업까지"…일감 쌓인 조선업체, 우려 커진다
  • 뉴시스
  • 승인 2023.07.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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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노조 12일 민노총 총파업 참여 가능성↑
고질적인 인력난에 업체간 인력쟁탈전 본격화
7말8초 휴가기간에 공정률 유지방안 가동예상
2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본관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 향후 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조선업계가 만성적인 근로자 부족 현상과 임금 및 단체협상 난항에 따른 파업 예고 여파로 선박 인도가 지연될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업황 호황을 고려한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관측하지만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노조가 여름 휴가를 전후해 추가 파업에 나서는 등 사측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들린다.

11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8개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노조가 속해 있는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지난 7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쟁위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권을 확보하면 조선노연은 오는 1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맞춰 공동파업을 선언하고,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이 파업에는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의 참여가 유력하다. 

조선업계 노조 측은 이 파업에 대해 올해 교섭과는 별개로 민주노총 총파업에 힘을 싣기 위한 포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각 사 임단협 등 직·간접적으로 개별 기업 노사 관계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별 기업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해 12일 금속노조 파업에 동참할 경우 사업장 임단협 상황에 따라 노조가 기간을 정해 산발적으로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선박 건조가 늦어지며 선박 납기 지연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고질적인 인력난 부족도 조선업계의 근심거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업 종사자 수는 9만2394명으로 2014년 20만명 수준에서 절반 이상 줄었다.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한 일감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2027년까지 4만30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자 각 조선사들은 인력 쟁탈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출범 후 상시 진행 형식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사무·관리직의 임금 체계 개편을 추진해 우수 인력 이탈을 막고 있다.

올해 1월과 3월 대졸 신입공채를 진행하며 800여명 인재를 확보한 HD현대는 지난달 대학생 채용 연계형 인턴 100여명을 선발 중이며, 삼성중공업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이어 하반기 채용에도 나선다. 

국내 인력으로 감당이 안되는 부분은 외국인 근로자로 충원한다. 정부는 올 초 외국인 숙련공 발급 비자인 E7·E9 규모를 3만명 수준으로 늘리는 등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 완화를 도입했는데 조선사들은 향후 외국인 E7 쿼터 30% 산정시 국내 유학생 제외 등을 관철시켜 인력난 해소에 나설 방침이다.

매년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주요 조선사들이 여름 집중 휴가에 들어가는 부분도 고민거리다.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0일~11일까지 여름 휴가를 운영하고, 한화오션도 같은기간 거제사업장 생산직 등이 휴가를 떠난다. 삼성중공업은 7월31일부터 8월4일까지 휴가기간을 운영한다.

다른 해라면 여름 집중휴가 기간을 운영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올해에는 일감이 쌓여있는 만큼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공정률 유지 차원에서 별도 방안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공정 만회가 필요한 작업에 한해 근로자와 협의해 여름 휴가 기간에도 작업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여름 휴가철 근무자에게는 특별근로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밀린 일감에 비해 배를 만들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원만하게 올해 임단협이 타결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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