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폴란드 손잡고 '우크라 재건' 선점 노려…원전·방산 협력 고도화
윤, 폴란드 손잡고 '우크라 재건' 선점 노려…원전·방산 협력 고도화
  • 뉴시스
  • 승인 2023.07.15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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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재건 사업…'제2의 마셜플랜' 경쟁
한국 정부·기업이 '520억 달러' 사업 따내
폴란드와 교역 규모 3배 이상 확대 목표
전신 기자 =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2박3일 폴란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이 14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윤 대통령의 폴란드 순방 일정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집중됐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인접국이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열쇠를 쥔 국가다. 폴란드 정부에 '우크라이나 개발협력 전권대표'가 있을 정도다. 지금 폴란드와 손을 잡아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판단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폴란드의 경제 관계를 고도화할 발판을 만들었다. 바로 옆 나라 우크라이나에서 1년 넘게 진행 중인 전쟁을 지켜본 폴란드는 최근 안보 강화에 국력을 집중하는 중이다. 한국산 무기를 대거 구매한 폴란드는 한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에 무기 추가 구매 의사도 밝혔다. 양측은 또 폴란드 교통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제2의 마셜플랜' 우크라 재건…한국, 520억 달러 따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린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서유럽에 대규모 경제원조를 진행한 '마셜플랜'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프로젝트라는 뜻이다. 전후 경제 원조는 단순히 원조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 차원에서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자 신기술을 시도할 기회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시장 규모는 적게는 1000조원, 많게는 2000조원까지로 추정된다. 전 세계가 재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경쟁 중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더 많은 사업을 따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5월 우리 정부에 총 200억 달러 규모, 5000여 개 재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정부를 통하지 않고 우리나라 기업이 자체적으로 따낸 재건 사업들도 있는데 그 규모가 총 320억 달러다. 정부와 민간이 확보한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 사업을 합하면 그 규모가 총 520억 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66조400억원 상당의 해외 인프라 산업 시장이 열린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 큰 규모의 사업을 총괄할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MOU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MOU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대한민국-폴란드-우크라이나' 삼각 협력 체계가 완성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난 5월 우리 국토부는 우크라이나와 직접 재건 사업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우크라이나' '한-폴란드' MOU가 연결되며 세 나라의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공조가 가능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뛰어든 우리 기업들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14일 바르샤바에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코오롱글로벌,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기업인을 만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해외 인프라 수주 측면에서도 중요한 기회"라며 현지 정보 수집부터 금융 등 재정 지원까지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업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별로 '민관 합동 수주 지원단'을 구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또 우크라이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기업 방문 등 연수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실시해 정부 간 정보교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 

◆폴란드와 교역 규모 3배 이상 확대 목표…방산·원전 협력 강화

폴란드 순방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폴란드와의 교역 규모를 확대하고 첨단 기술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14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참석한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 정상으로서 14년 만에 이뤄진 이번 방문은 양국의 협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폴란드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다. 350여 개의 한국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한 상태다. 지난 13일 양국 정부는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을 체결하고 무역장벽을 한 단계 더 낮췄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 3배 이상 확대를 목표로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대로 양국의 교역 규모가 확대된다면 "2030년에는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방산, 원전 등 전략 분야의 협력도 강화한다.

폴란드는 지난해 A-50 전투기, K2 주력전차, K9 자주포 등 123억 달러 규모의 한국산 무기를 구매했다. 두다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만나 추가 무기 구입 의사는 물론 한국의 무기를 폴란드에서 생산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폴란드 원전사업 진출 역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윤 대통령은 원전 분야에서 양국 사업자간 체결된 원전협력 의향서(LOI)와 정부 간 MOU를 통해 "실질적인 협력 성과가 창출되면서 양국의 경제협력은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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