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울 "김인섭이 이재명 만난 후 주거비율 60%로"(종합)
정바울 "김인섭이 이재명 만난 후 주거비율 60%로"(종합)
  • 뉴시스
  • 승인 2023.07.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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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섭 재판 첫 증인 "시에 영향력 행사 이유로 소개"
정바울 "이름 거명 안했지만 정진상·이재명으로 생각"
"주거용지 비율…김인섭 말과 성남시 팀장 말 일맥상통"
"'형님이 손을 써서 이야기 된 게 이뤄졌나보다' 생각"
 김금보 기자 =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에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18일 이 사업으로 얻은 수익 200억원 중 일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돌아갈 것으로 인지했다는 법정 증언을 내놨다. 사진은 김 전 대표가 지난 4월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김진아 기자 =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에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이 사업으로 얻은 수익 200억원 중 일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돌아갈 것으로 인지했다는 증언을 내놨다.

또 성남시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김 전 대표를 소개 받았고, 김 전 대표가 자신에게 이 대표를 당시 시장직에 '앉혔다'는 말을 했다고도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18일 오전 김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 3차 공판에서 정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 대표는 백현동 개발사업의 최대 주주다.

이날 검찰 신문에서 정 대표는 검찰이 '김인섭이 식품연구원 부지 이야기를 하며 200억원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물었고, 자기가 50%를 먹고, 50%는 두 사람에게 갈 것이라고 말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두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 이재명과 정진상이라고 당연히 생각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답했는데 맞느냐'고 묻자 역시 "그렇다"고 수긍했다.

정 대표는 특정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는데도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떠올린 이유에 대해 "성남시에는 두 사람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여러 사항에 있어서 이재명 시장 등으로 저는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개발사업 이익으로 추정되는 200억원에 대해 '돈을 전달하는 것 때문에 주식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인가'란 질문에도 "그렇다. 금액이 너무 크기에 동업 등 포지션을 만드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며 "큰 일을 위해서는 주식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김 전 대표에게 이 같은 발언을 한 이유로 "일하는 과정에서 김인섭이 개발사업을 잘 모르기에 흐름과 상황을 물어봤고, 주식배당 등을 통해 하는 방법을 말씀드린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 대표는 김 전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와 나눴다는 대화 내용대로 용지 비율이 실현됐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그는 검찰이 '성남시 김모 팀장을 여러 번 찾아가 주거용지 비율이 최소 60%는 되도록 변경해달라고 했고, 김모 팀장은 연구개발 단지가 50%가 돼야 성남시 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하게 된다는 입장이었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후 정 대표는 김 전 대표가 자신의 장모상에 당시 이 시장이 문상을 왔다 갔다면서 "내가 '50대50이면 사업성이 없어 포기해야 돼'라고 말하니까 이 시장이 '그럼 6대4로 하면 되지, 법에서 정해놓은 것도 없는데'라고 말했다"고 전해줬다고 밝혔다.

그러고 나서 2014년 12월 하순께에서 2015년 1월 초순 사이에 정 대표가 시청에 방문하니 김모 팀장이 다시 입장을 바꿔 연구단지와 주거용지 비율을 4대6으로 해서 용도지역 변경 신청을 하면 승인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형님(김 전 대표)이 상갓집에서 얘기한 것과 팀장이 얘기한 것이 일맥상통하니까 '아, 그래서 이뤄졌나보다' 싶었다. '형님이 손을 써서 이야기된 게 현실로 이뤄졌나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 전 대표와의 첫 만남에 대해서는 자신의 회사 직원 소개로 만났으며 "개발사업을 하면서 성남시에 막강한 힘이 있다고 해, 이에 따라 대화를 잘 할수 있는 사람으로 소개받았다"고 했다. 다만 소개 받을 당시에는 성남시장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받은 것은 아니고 "소개를 받은 이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정 대표는 또 김 전 대표가 '자신이 당에 이야기를 해 이재명을 시장으로 앉혔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이 맞느냐'란 질문에도 "맞다"고 수긍했다. 이와 관련해 "당의 공천이 필요하고 여러가지가 있었을텐데 이재명 시장 자체를 위해 민주당에 여러 노력을 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또 김 전 대표가 "(자신과 이재명·정진상이) 굉장히 가깝다는 표현으로 에둘러 이야기를 했다"며 "정진상은 '진상'이 애칭이고, 이재명은 이름은 부르지 않고 이 시장 또는 '2층'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2014년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당시 아시아디벨로퍼는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성남시에 2단계 부지용도를 요청했으나 거부됐고, 이듬해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한 뒤 사업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시아디벨로퍼는 3000억원대 분양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청탁 또는 알선의 명목으로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정 대표로부터 77억원 및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해 따로 기소돼 있다. 다만  2013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사 및 운영회사의 법인 자금 약 48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심리는 김 전 대표 재판과 같은 재판부가 맡았으며 첫 재판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검찰은 백현동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의 친분이 두터운 김 전 대표가 특정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이 대표, 정 전 실장과 오랜 기간 '정치적 교분'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인허가 과정에 로비를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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