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STX重 인수 성공…시너지 극대화 예상
한국조선해양, STX重 인수 성공…시너지 극대화 예상
  • 뉴시스
  • 승인 2023.08.0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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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본입찰 이후 가격 두고 이견…지분율 낮추고 가격 800억 합의해
친황경 엔진 등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엔진 점유율 상승 시너지 예상

김동현 기자 =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에 성공했다. 현대미포조선으로 향하는 중형선 엔진기계 물량을 STX중공업에 분산하고 현대중공업은 대형선 엔진기계 제작에 집중한다면 양사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STX중공업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 올해 3월 본입찰에서 단독으로 입찰서를 제출했다. 경쟁사인 한화그룹이 본입찰을 포기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은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인수 금액을 둘러싼 입장차가 커 협상은 답보 상태를 보였다.

이에 양사는 서로 양보해 800억원 규모로 STX중공업 지분 35%를 매각하는 데 합의를 봤다. 당초 매각 대상은 STX중공업 지분 47.8%였다. 지분을 보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지분가치(8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더한 금액인 1000억원을 원했고 한국조선해양은 시총 수준 가격인 800억원을 제시했다.

협의를 진행했지만 매각 가격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협상을 시작할 때인 지난 3월 기준 STX중공업의 지분가치는 80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주가가 큰 폭 상승하며 1100억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결국 양사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당초 매각 대상인 지분율을 낮추는 것으로 합의했다.

한국조선해양과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지난 31일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652만4174주 및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 536만4670주 인수를 통해 STX중공업 지분 35%를 확보한다. 거래 총액은 약 813억원이다.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인수함에 따라 향후 다양한 엔진을 생산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엔진 시장 점유율 증가로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수에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의지도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시너지가 있다. 시너지가 큰 회사는 그에 대해 적정가치를 많이 쳐줄 수 있고 시너지가 작은 회사는 적게 쳐주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STX중공업 인수를 적극 추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선박 엔진기계 생산 능력은 현대중공업 1200만 마력, STX중공업 130만 마력 수준"이라며 "현대미포조선으로 향하는 중형선 엔진기계 물량을 STX중공업에 분산하고 현대중공업은 대형선 엔진기계 제작에 집중한다면 양사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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