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퇴직연금 중도인출 늘어나…9월까지 1.85조
고금리·고물가에 퇴직연금 중도인출 늘어나…9월까지 1.85조
  • 뉴시스
  • 승인 2023.10.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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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감소하다 올 들어 중도인출 다시 증가세
"노후자금 중도인출은 미래보다 현재 불안이 크다는 의미"
백동현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어르신들이 길을 걷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2020~2040 내·외국인 인구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총인구는 2020년 5184만 명에서 올해 5163만 명, 2030년 512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고령 인구 구성비는 2020년 16.1%에서 2040년 35.3%로 두 배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섭 기자 =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민생 경제의 불안이 노후자금용으로 저축하는 퇴직연금 인출로 이어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중도인출을 한 가입자 수는 5만1214명, 금액으로는 1조84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중도인출 금액인 1조8181억원 대비 271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올해 중도인출 금액이 3분기까지의 금액이란 점을 감안하면 4분기까지 더할 경우 중도인출 금액 증가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퇴직연금의 중도인출은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인출금액을 살표보면 2019년 2조7758억원, 2020년 2조6192억원, 2021년 1조9403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1조8182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는데 올해 들어서 다시 증가한 것이다.

이는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면서 대출 비중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심리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고의 영향을 견디기 어려운 국민이 늘어난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근 5년간 퇴직연금(DC·IRP) 중도인출 현황.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의 중도인출 금액이 705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5754억원, 50대 4595억원, 60대 이상 569억원, 20대 476억원, 20대 미만 1억5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중도인출 사유는 연령대별로 엇갈렸다. 30·40·50대는 부동산 취득이 주요 이유였다.

30대는 올해 9월까지 3802억원을 주택 구입 목적으로 인출해 지난해 대비 478억원이 증가했다. 40대의 경우에는 약 4486억원을 주택 구입 목적으로 인출해 지난해(보다 564억원이 늘었고 50대는 2717억원으로 476억원 늘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생활고와 파산 또는 회생절차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인출한 경우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60대 이상에서 올해 9월까지 생활고를 이유로 인출한 금액은 56억4300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5%나 급증했다. 회생절차는 9억96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3억8000만원, 파산선고로 인한 인출은 1억8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배 증가했다.

김 의원은 "퇴직연금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노후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이용하는 최후의 보루와 같은 수단인데 이를 중도에 인출하는 추세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보다도 현재의 불안에 따른 자금 수요가 더 커진다는 의미"라며 "정부는 이를 심각한 민생 악화의 신호로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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