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고용 훈풍'…10월 취업자 증가폭 17년 만에 최대
30대 여성 '고용 훈풍'…10월 취업자 증가폭 17년 만에 최대
  • 뉴시스
  • 승인 2023.11.17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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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고용률, 전년比 4.2%p 증가한 69.4%
30대초 증가폭, 후반의 2.3배…"미혼·딩크족↑"
고승민 기자 = 늦가을 쌀쌀한 날씨를 보인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임하은 기자 = 지난달 30대 여성 취업자가 전년 대비 11만80000명 늘면서 17년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가 확대되면서 여성 중심의 고용훈풍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다만 워킹맘보다 30대 초반의 미혼 혹은 딩크족 여성의 고용시장 진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0대 여성 취업자는 224만명으로 전년보다 11만4000명(5.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69.4%로 전년보다 4.2%포인트(p)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같은 나이대 남성의 고용률(89.5%)보다는 20%p가량 작은 수준이다.

지난달 30대 여성 취업자의 전년 대비 증가폭은 2006년 5월(11만9000명) 이후 17년5개월 만에 최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3월(-3만2000명)부터 30대 여성의 전년 대비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감소하기 시작해 2021년 11월까지 감소세를 나타냈다.

2021년 12월 증가로 전환한 이후로는 올해 3월(10만8000명), 5월(10만9000명)에 큰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1만4000명 늘어난 건 증가세로 바뀐 이후로 따지면 1년11개월 만에 최대이다.

30대 여성의 취업자 수가 역대 최대로 늘었던 때는 1987년 3월(22만4000명)이다. 이후 같은해 12월 육아휴직을 골자로 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돼 다음 해부터 시행되기도 했다. 당시는 증가폭도 17.1%를 기록했다.

30대 여성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가장 많이 감소했을 때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일어난 직후인 1998년 11월로 전년보다 20만7000명(-8.9%)이 감소했다.

정병혁 기자 = 어린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리빙관 완구매장에서 한 어린이가 장난감을 고르고 있다

지난달 여성 취업자 중 특히 30~34세를 나타내는 30대 초반 여성이 전체 증가폭의 70%를 차지했다. 30대 초반 취업자 여성은 119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9000명(7%)이 늘었다. 35~39세인 30대 후반 여성 취업자는 104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5000명(3.5%) 늘었다. 30대 초반의 증가폭이 30대 후반의 2.3배가량이다.

출산과 육아로 일터를 떠났던 워킹맘이 돌아온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혼여성이거나 아이 대신 일을 선택한 딩크족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시장 진입 시기가 과거보다 늦어지는 경향도 작용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0대 초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최근 5년 동안 8.8%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KDI는 현안분석 보고서에서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경제활동이 멈추는 구간도 30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활동참가율은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30대 초반 여성 취업자가 자녀를 둔 비중은 46.9%에서 32.3%로 14.6%p 감소했다. 특히 자녀가 2명 이상인 비중이 22.9%에서 13.6%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미혼이거나 딩크족 혹은 출산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증가한 것이 30대 초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한 주요 요인이 됐다는 뜻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의 증가율의 약 60%는 자녀가 있는 여성의 비중이 감소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고, 나머지 40%는 자녀가 있는 여성의 재취업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유자녀 여성의 경제활동 여건이 과거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자녀 양육은 여전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률을 낮추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노동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연령이 늦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가족 형성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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