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90달러 근접"…유가, 100달러 갈까
"어느새 90달러 근접"…유가, 100달러 갈까
  • 뉴시스
  • 승인 2024.04.0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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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88달러 육박
산유국 감산·중동 이슈에 공급 우려
미국 경기 호조에 수요 확대 전망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시내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82.72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68달러(2.1%) 상승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도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이 전날 종가보다 1.55달러(1.8%) 오른 배럴당 86.8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상승으로 WTI는 지난 10월 31일 이후, 브렌트유는 10월 27일 이후 각각 4개월여 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남주현 기자 = 국제유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중동 지정학적 분쟁과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에 따른 공급 위축에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유가는 미국의 견조한 경기에 수요 압력까지 겹치며 5개월 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해 3분기에는 100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글로벌 각국과 우리나라의 물가와 금리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은 지난 1일 장중 87.34달러까지 올랐다. 지난달 28일 87.48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후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83.54달러까지 오르며 3거래일 연속 83달러를 유지 중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기록한 85.54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두바이유는 84.15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유가 상승세는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에 주로 영향받았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 중 한 곳인 러시아가 이달초 하루 47만1000배럴 추가 감산을 예고하고, 최근에는 석유업체에 감산을 지시한 상황이다.

OPEC+(OPEC과 러시아)의 자발적 감산도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이달 3일(현지시각) 산유국 모임인 OPEC+장관급 위원회에서 6월 전체 회의 때까지 현재의 감산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도 공급 우려를 높이는 요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10여명이 이스라엘의 총격에 사망한 데 다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내 지상군 공격 가능성까 언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정유 시설에 드론 공격을 예고하면서 공급 차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반해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견조한 성장세와 글로벌 각국의 금리 인하가 석유 수요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은 3.4%로 잠정치(3.2%)대비 상향 조정됐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4%에서 2.1%로 높아졌다.

JP모건은 브렌트유에 대해 "러시아의 감산 조치와 OPEC+가 6월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할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브렌트유는 4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이후 9월에는 1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유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WTI 예상 밴드 상단으로 90달러를 제시하며 "타이트한 공급에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견조한 미국 경제와 중국 원유 수입 증가에 공급 우위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WTI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중반 대로 상승할 전망"이라며 "미국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정유사의 가동률 상승과 향후 수요 증대 가능성 고조,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개선 기대도 유효하다"고 봤다.

국제유가 반등이 점쳐지면서 글로벌 각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고물가는 그대로 각국의 금리 인하 시점을 지연시키는 방향을 작용한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미국 휘발유가격 강세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 휘발유  가격은 인플레이션 향방에 중요 변수로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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