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는 싫어"…소형 아파트로 거래 몰리며 '전세난' 가중
"빌라는 싫어"…소형 아파트로 거래 몰리며 '전세난' 가중
  • 뉴시스
  • 승인 2024.04.08 0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46주 연속 상승…빌라는 월세 선호
전세수급지수 128.08 달해…서울 입주물량 감소세 커져
"대다수의 지표들이 전세가격 상승 방향 가리키고 있어"
정병혁 기자 = 2일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서울시내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전월대비 1.99% 올랐고,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24.18%나 치솟았다. 올해 2월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1145만7000원, 3.3㎡당 3780만8100원으로 집계됐다

고가혜 기자 = 부동산 시장에서 빌라 기피 현상이 어이지면서 아파트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 대비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4일 발표한 '4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3% 오르며 전주(0.02%) 대비 상승 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세시장(0.07%→0.07%)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서울 전셋값 상승세는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6주째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은 "매매시장 관망세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매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역세권 및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에서는 동대문구(0.16%), 동작구(0.14%), 용산구(0.13%), 중랑구(0.13%), 마포구(0.11%)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신규 입주 물량의 영향을 받은 강동구는 이번 주 전셋값이 0.02% 내리며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는 전세사기의 여파로 인해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아파트에서는 오히려 전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1~2월 아파트 거래 중 월세 거래량 비중은 지난해 43.9%에서 올해 42.2%로 1.7%p 낮아졌다. 서울은 46.2%에서 41.6%로 4.6%p, 지방은 43.3%에서 41.0%로 2.3%p 각각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비(非)아파트 임대차거래 중 월세 비중이 70.7%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아파트 시장에서는 월세보다 전세 비중이 높아져 있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다시 6억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9390만원을 기록했다. 당초 6억원대에서 지난해 2월 5억9297만원까지 떨어졌던 평균 전세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수급은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KB부동산 기준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8.08로 1년 전(62.0) 대비 2배 이상 뛴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아파트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서울의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보니 전세 가격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4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6958가구(서울 1571가구, 경기 5387가구, 인천 0가구)로 3월의 1만6227가구와 비교하면 크게 축소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봄 이사철과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세가격을 레버리지로 활용한 갭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전세 매물량과 입주물량, 월세 추이 등 대다수 지표들이 전세가격 상승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스트레스DSR 도입 등)로 대출한도가 줄어든 수요자들이 금융권 대출을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세를 활용한 사금융을 통해 알짜 매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매매가격 상승세 여부는 선행지표로 통용되는 전세 시장의 상승세 유지에 따라 연동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