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은 공포의 달?…물가폭등에 가계 '휘청'
가정의 달 5월은 공포의 달?…물가폭등에 가계 '휘청'
  • 뉴시스
  • 승인 2024.04.3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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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구 기자 =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 등 각종 기념일이 겹친 가정의 달을 앞두고 40대 주부 최모(수원시 영통동) 씨는 고민이 많다.

시댁과 친정 부모님은 경제도 어려운데 선물은 필요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냥 지날 수는 없어 카네이션을 알아보니 10송이 정도 담긴 쓸 만한 꽃바구니는 10만원이 훌쩍 넘었다. 차라리 꽃을 포기하고, 네 분에게 상품권을 선물하기로 마음 먹었다.

30대 주부 김모(용인시 서천동)씨도 어린이날에 7세, 5세 자녀에게 장난감을 사주려는 데도 아이들이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10만원이 넘는다. 조금 싼 것을 찾느라 인터넷을 뒤져도 마찬가지다. 손주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하려는 할아버지의 마음도 똑같다.

여기에 15일은 스승의 날,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선생님께 카네이션 한 송이는 마음의 선물이다. 지난 2007년부터 법정기념일이 된 부부의 날이 또 21일이다. '둘이 하나 된다'는 21일 부부의 날은 그나마 서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는 있을법하다. 특히 올해는 5일이 공휴일이어서 대체휴일인 6일까지 연휴다. 나들이라도 갈 계획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김 씨는 "아이들 장난감에 부모님 선물에 가족끼리 식사라도 하려면 50만~60만원 갖고는 턱도 없이 모자랄 판"이라며 "부모 노릇, 자식 노릇도 못하고 넘길 수도 없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높아진 물가 부담에 가정의 달이 더욱 반갑지가 않다. 채소 과일 값 폭등으로 시장 가는 게 두렵다못해 공포스런 요즘이다. 외식물가도 천정부지여서 갈비탕 한 그릇 먹으려면 1만5000원이 넘는다. 이처럼 서민들에게는 5월이 공포의 달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이 모(군포시 산본동)씨는 "매년 돌아오는 5월이지만 올해는 특히 부담스럽다. 각종 기념일과 공휴일이 5월에 몰린 데다 코로나19 이후 미뤄진 결혼식까지 자주 있는 탓에 평소보다 비용 지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은 가계나 경제상황이 다 어렵기 때문에 가족들이 가정마다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또 서로를 이해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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