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 의부증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의처 의부증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 최민규 기자
  • 승인 2019.10.14 0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처증과 의부증은 망상장애의 일종이다. 망상이란 논리적인 설득이 전혀 통하지 않는 잘못된 믿음이 머리속에 뿌리박혀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 중 의처·의부증은 일종의 질투형 망상장애로, 셰익스피어 작품 오델로의 주인공 증상과 유사하다고 헤서 '오델로 증후군' 혹은 '결혼 편집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일반적인 질투를 뛰어남어 상습적으로 배우자의 가상 불륜 사실에 대한 증거를 찾아 상대를 압박하거나, 지독한 의심과 폭력 행동을 표출한다. 배우자를 외출을 못하게 하거나,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 조사하기도 한다.

의처 의부증은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배우자의 행동 하나를 의심하게 되면서 발병하는 일이 많다. 이는 대부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의처·의부증은 남·녀 모든 연령증에서 발생하지만, 35~55세 사이 남성에게 특히 많다. 환자는 주로 고학력·상류증인 경우가 많다. 또 나름대로 논리가 정연하고, 배우자 부정에 대해 그럴 듯한 증거들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폭력 등으로 분풀이를 마친 후에는 성행위를 요구하거나, 선물 공세를 하는 등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특징적인 증상 중의 하나, 이혼하면 증상이 없어지지만, 재혼하면 대개 다시 발병한다.

일부 정신과 의사는 '의처증과 의부증은 배우자와 이혼하거나 사망해야 낫는다'고 극단적으로 말한다.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유는 환자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병원에 데려오기가 어려우며, 데려 오더라도 의심이 많아서 치료에 소극적이거나 약물 투여를 거부하는 일이 잦다.

의사는 가족 및 부부 상담과 동시에, 망상증에 준해 향정신성 약물을 처방한다. 증상이 개선되면 약 처방량을 점점 줄이고 상담 등 정신치료를 한다. 정신치료는 환자가 불신과 열등감이 많다는 점을 감안, 비판이나 설득 또는 비위를 맞추는 일보다는 단호한 태도로 '그렇지 않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의처증과 의부증은 우울증·알콜중독·정신분열증 등 다른 정신과 질환으로도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