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하나된 여자농구 "단일팀 금메달, 더욱 영광스러울 것"
남북 하나된 여자농구 "단일팀 금메달, 더욱 영광스러울 것"
  • 뉴시스
  • 승인 2018.08.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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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단일팀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이문규 농구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파이팅을 외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8.08.13.
남북 단일팀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이문규 농구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파이팅을 외치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8.08.13.

남북이 하나가 된 여자 농구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를 안고 결전지로 갔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여자 농구 남북 단일팀은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자카르타로 떠났다. 

 남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농구와 조정, 카누에서 단일팀을 구성했다. 여자 농구의 경우 남측 선수 9명에 로숙영, 장미경, 김혜연이 합류해 12명의 최종 엔트리를 구성했다.

로숙영과 장미경, 김혜연은 지난달 29일 다른 종목 단일팀 북측 선수들과 함께 방남했으며 단일팀은 지난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한국은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북이 손을 맞잡은 이번 대회에서는 한층 영광스러울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의지다.

 이문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주장 임영희(아산 우리은행)는 "목표는 금메달이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 선수들이 손발을 잘 맞췄다"며 "단일팀으로 금메달을 딴다면 더욱 영광스러운 모습이, 자리가 될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 가서도 남은 시간 준비를 잘해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남북 단일팀이 손발을 맞춘 시간은 12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호흡을 맞추고 친목을 다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 감독과 임영희는 북측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을 잘 메워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감독은 "훈련한 지 12일 정도 됐는데 계속 같이 있다보니 3, 4개월을 함께 운동한 느낌"이라며 "이런 느낌을 가진 이유 중 하나는 북측 선수들이 적극적이고, 뭔가 하려는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일팀을 구성하면서 남측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방법을 택했다. 북측 선수들이 잘 메워주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이 난적으로 꼽히는데 우리가 어느 정도 기량을 갖추고 있는지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영희는 "우리가 신장이 작은 것이 단점이고, 그러다보니 힘든 점이 있었다"며 "하지만 북측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그런 부분이 보완됐다. 물론 앞선에서 빠르게 공수 전환을 할 수 있는 선수도 보강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흡을 맞춘 기간이 짧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지난달 초 통일농구대회 때 서로 만나 서먹한 것도 없었다"며 "선수들끼리 스스럼없이 잘 지내고, 장난도 많이 친다.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단일팀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북한 조정·여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자카르타로 출국하기 전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2018.08.13.
남북 단일팀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북한 조정·여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자카르타로 출국하기 전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2018.08.13.

북측에서 리바운드를 '판공 잡기', 패스를 '연락', 슛을 '투사', 자유투를 '벌 넣기'라고 부르는 등 농구 용어가 달라 이를 통일하는 것도 여자 농구 단일팀의 숙제였다.

 이 감독은 "통일농구대회를 치르면서 거기서 쓰는 용어를 알고 왔다. 북측 선수들이 영어로 된 용어를 알아도 정확히 몰랐는데, 북측 정성심 코치가 아침저녁으로 시험을 치더라. 점수가 모자라면 혼을 내기도 했고, 선수들이 적극적이라 다 숙지했다"며 "내가 '연락하라'고 하는 등 북한 용어를 쓰고, 북한 선수들이 영어로 답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일팀에 합류한 북측 선수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평균 20.2득점 6.2리바운드 3.3어시스트로 활약해 득점왕에 오른 로숙영이다. 

 이 감독은 "로숙영은 공을 다루는 솜씨가 좋다. 우리가 하는 농구에 대해 설명해도 금세 쫓아한다"며 "모든 면에 있어서 잘 갖춰진 선수다. 국내 여자프로농구에 와서 경기를 뛴다면 상위급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영희도 "통일농구대회 때에도 로숙영의 플레이를 많이 봤다. 그 때 잘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같이 훈련을 해보니 득점력 등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출국한 여자 농구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12명이 아니라 11명이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뛰고 있는 박지수가 빠진 탓이다. 대한농구협회는 대표팀 차출 요청 공문을 보내놓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제출한 상태고, 엔트리를 교체하려면 영어로 된 진단서가 필요하다. 박지수는 그런 진단서를 발급할 수 없는 상태"라며 "박지수가 오지 않으면 엔트리 한 자리를 버리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11명으로 뛰는 연습을 했지만, 박지수가 대표팀을 위해 해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자 농구 단일팀은 인도네시아, 대만, 인도, 카자흐스탄과 함께 A조에 편성됐으며 15일 인도네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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