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는 역설적으로 지리적 혜택을 가장 받지 못하는 나라다. 표준시간대만 11개나 되고 영토의 대부분이 얼어 있어 경작할 수 있는 땅도 많지 않다. 무엇보다 문제는 바다가 얼지않아 1년내내 배가 드나들 수 있는 부동항이 없다는 것 때문에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크림 반도와 쿠릴 열도를 사수하는 일은 숙명과도 같다.

쿠릴 열도는 오호츠크해와 태평양 사이를 둘러싼 섬으로 서남쪽 으로는 홋카이도, 동북쪽으로는 러시아 캄차카 반도를 끼고 있다. 1875년 일본은 러시아 사할린 지역에서 철수하는 대신 쿠릴 열도를 사들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조약을 맺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에서 일본이 패망하자 러시아가 점령하게 되었고,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 회의에 의거해 현재까지 러시아가 점유하고 있다.

일본은 남쿠릴 4개 섬이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1956년 일소 공동선언으로 2개 섬을 양도하기로 약속했으나 일본이 미국과 미일 안보 조약을 체결하자 이를 취소했다. 러시아는 지금까지도 남쿠릴 열도 반환 문제를 일본과의 경제원조 및 현지 개발 협상에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