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2시간50분 혈투 끝 호주에 아쉽게 패배
남자배구, 2시간50분 혈투 끝 호주에 아쉽게 패배
  • 뉴시스
  • 승인 2020.01.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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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도전 시작부터 '삐걱'
몸푸는 남자 배구 대표 선수들.(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몸푸는 남자 배구 대표 선수들.(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쓰디쓴 패배였다.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남자배구가 첫 관문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7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호주에 세트스코어 2-3(25-23 23-25 24-26 25-20 17-19)으로 졌다.

첫 세트를 따낸 한국은 이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3세트에서는 7점차 열세를 극복하고 세트 포인트를 선점했지만 뒷심에서 밀렸고, 5세트에서는 매치 포인트에 도달하고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불안한 출발을 보이면서 도쿄로 가는 길은 더욱 험난해졌다.7개팀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는 한 장의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다. B조에서 경합을 벌이는 한국은 각조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토너먼트행을 위해 남은 인도(8일), 카타르(9일)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한국의 토너먼트 진출은 카타르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랭킹 공동 24위 한국은 경기 초반 16위의 호주를 맞아 대등히 맞섰다. 10-8에서 신영석이 에드가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리드를 유지하던 한국은 19-16에서 최민호의 범실에 이은 박철우의 공격 실패로 1점차까지 쫓겼다.

위기에서 최민호의 천금같은 득점이 나왔다. 한선수가 상대 벤치 앞까지 달려가 올려준 공을 최민호가 쳐내기로 연결했다. 덕분에 한숨을 돌린 한국은 신영석-박철우-전광인의 릴레이 득점으로 1세트를 정리했다.

2세트는 호주의 흐름으로 전개됐다. V-리그를 경험했던 에드가는 17-16에서 서브 에이스를 내리 꽂았다. 한국은 정지석의 후위공격 범실까지 겹치면서 3점차까지 끌려갔다.

한국은 한선수의 블로킹과 교체로 등장한 나경복의 오픈 공격으로 22-22를 만들었지만 23-24에서 에드가의 강타를 막지 못해 세트를 빼앗겼다.

3세트가 아쉬웠다. 초반부터 서브에 애를 먹으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임도헌 감독은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나경복, 허수봉, 황택의, 곽승석 등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다.

젊은 피들의 기세는 대단했다. 나경복은 공격은 물론 서브에서도 득점을 쏟아냈다. 10-17까지 벌어졌던 점수는 어느덧 21-22로 1점차까지 좁혀졌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젊은 쌍포' 허수봉-나경복의 득점에 힘입어 24-23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에드가에게 후위공격을 얻어맞아 승부를 듀스로 넘긴 한국은 기습적인 속공 허용으로 세트포인트에 몰렸다. 24-25에서는 허수봉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추격전에 마침표가 찍혔다. 비디오 판독에 기대를 걸었지만 소용없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4세트에서 다시 힘을 냈다. 체력을 보충한 한선수의 날카로운 토스들이 호주 블로커들을 흔들었다. 여기에 완전히 감을 잡은 나경복과 전광인이 어려운 오픈 공격을 처리해주면서 19-13으로 달아났다. 막판 호주의 공세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나경복의 깔끔한 대각 공격으로 4세트를 25-20으로 정리했다.

5세트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5-6에서 박철우와 전광인의 공격이 모두 라인을 벗어나 리드가 호주로 넘어갔다. 8-9에서는 서브 실점으로 흔들렸고, 나경복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면서 3점차가 됐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호주의 실수를 틈타 10-11로 따라붙더니 나경복의 서브 에이스로 승부의 추를 되돌렸다. 에드가에게 서브를 내줘 11-13이 됐지만 박철우-전광인이 1점씩을 더해 불씨를 살렸다. 13-14에서는 에드가의 실수로 구사일생했다.

끈질기게 저항했지만 끝내 막판 힘싸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은 17-18에서 박철우의 공격이 블로킹에 잡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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