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권 '우한폐렴' 직격탄 맞나…메르스 때 살펴보니
서울 상권 '우한폐렴' 직격탄 맞나…메르스 때 살펴보니
  • 뉴시스
  • 승인 2020.01.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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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메르스와 닮아
메르스 창궐하던 2015년 2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 하락
전문가 "단기적 영향 제한적이지만 장기로 갈 경우 악재"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이 우한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한폐렴(신종 코로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불안심리가 급격하게 퍼지는 가운데 서울지역 주요 상업시설이 유동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유행한 전염병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영향으로 실제 서울 상권 임대료가 하락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줄어든 지난 2015년 2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는 ㎡당 2만5600원으로 1분기보다 0.2% 하락했다.

특히 당시 서울의 대표 상권 중 하나인 강남권의 임대료가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세부 지역별로는 강남역의 ㎡당 평균 임대료가 3만5500원에서 3만4400원으로 3.2% 떨어져 내림폭이 가장 컸다. 압구정(-2.0%)과 신사역(-0.5%), 삼성역(-0.5%)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우한폐렴이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특성을 보이고, 사람 간 전염이라는 공통점을 볼 때 메르스 여파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우한폐렴 사망자가 170명, 확진자가 7711명이라고 공식발표했다. 29일 하루 동안에만 사망자 38명, 확진자 1737명으로 늘어날 만큼 확산속도가 빠르다.

국내의 경우 지난 27일 네 번째 확진자에 이어 30일 2차 감염에 의한 추가 확진자가 2명 확인되면서 모두 6명으로 늘었다. 특히 발열이나 기침 등 의심증세를 보인 조사대상 유증상자가 수백여명에 달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의견이 나오고,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되면서 심리적 부담이 높아졌다.

이에 한국은행도 과거 메르스 사태와 같이 발병 다음달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메르스가 발병했던 2015년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0에서 6월 97.7로 급락한 바 있다.

더욱이 현재 경기 부진으로 전국 상가 공실률이 오르고 임대료는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전분기보다 0.2%포인트(p) 상승한 11.7%를 기록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전분기보다 0.3%p 상승한 6.2%를 기록했다.

반면 임대료 변동추이를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중대형 상가가 0.12% 하락했고, 소규모 상가도 0.21% 하락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상가는 일부 지역에서 지역 경기 부진, 임차수요 감소 등으로 상권 둔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확진자 증가 추세가 멈춘 만큼 우한폐렴으로 인한 상권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우한폐렴 감염자 수가 메르스 때에 비해 적은만큼 공실률 상승이나 임대료 하락 등 직접적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며 "단기적으로 유동인구가 줄고 자영업자의 매출에 영향을 주는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팀장은 "장기화될 경우에는 상권이 타격을 받으면서 실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서울 상가 임대료는 3분기에 반등했다. 3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는 ㎡당 2만5900원으로, 2분기보다 1.0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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