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위기 대응 단계도 필요시 격상"
"금융사 건전성 양호…팬데믹 감내 가능"
1분기 현장검사 최소화·임직원 면책 강조
금융감독원이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 공포'에 따른 증시 상황을 반영해 자본시장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충분한 복원력을 갖고 있다며 과도한 공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3시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원내 임원·금융시장 관련 부서장이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전날 세계보건기구(WHO) 펜데믹 선언 등을 계기로 시장상황이 악화된 데 따른 긴급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은 아직 초기단계로서 앞으로의 확산 추이에 따라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추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당분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할 것"을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위계단계를 상향했는데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위기 대응 단계도 필요시 격상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은행 외화유동성 현황과 외화차입 동향에 대한 선제 점검도 지시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외환 보유액이 4092억달러에 달하고 국내 은행과 국가 신용도가 양호하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 외화유동성 현황과 외화차입 동향을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외화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해달라"고 밝혔다.
지난해말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120.6%다. 같은 기간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대출금, 유가증권투자·지급보증 등 대외익스포저는 2774억9000만 달러로 금융회사 총자산의 7.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수석부원장은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으로 실물 부분의 부진이 금융부문으로 일부 전이되더라도 감내 가능하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급감, 회사채 차환 곤란 등으로 일시적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는 기업 등 취약한 고리를 면밀히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회사 부담을 덜기 위해 1분기 중 현장검사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사안 등 긴급 현안은 제외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피해 금융지원에 있어서는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임직원 면책을 강화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금융산업의 기초체력은 이전의 금융위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개선돼 이번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충분한 복원력을 갖고 있으므로 과도한 공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감원은 시장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관계당국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