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發 무역갈등 재고조…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약일까 독일까
미중 반도체發 무역갈등 재고조…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약일까 독일까
  • 뉴시스
  • 승인 2020.05.1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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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단기적으론 삼성‧SK하이닉스 매출에 영향, 불확실성도 가중
中반도체 굴기에 따른 화웨이 계획 좌초…삼성 반사이익 누릴수도
중국을 방문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중국을 방문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시안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해 사실상 글로벌 차원의 반도체 공급을 끊어버리는 초강력 제재를 가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똥이 튀는게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이 위축되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화웨이 매출 역시 일정부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한 축인 화웨이의 반도체 개발이 어려워짐에 따라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제재는 비메모리 반도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이번 제재가 주로 칩설계, 위탁생산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미국의 허가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수출 규제 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자체 설계한 통신 반도체를 TSMC에 주문해 생산해왔는데 TSMC가 새 규제를 받으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 자체가 원천봉쇄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이 연간 10조원 안팎에서 제로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판매처를 다각화하는 노력을 통해 이 같은 위기를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단기적으로 마케팅 측면에서 불편함이 있을 수 있으나, 수요가 변하는게 아니라 수요처가 변하는 것"이라며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휴대폰을 판매하지 않으면 반도체 판매가 줄어들 수 있지만 풍선효과가 있어서 샤오미 등 고객을 다양화하면 될 것"이라며 "줄어든 반도체 수요를 다른데서 메우는 노력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3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PT엑스포 행사장에서 한 남성이 화웨이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3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PT엑스포 행사장에서 한 남성이 화웨이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불확실한데다 미국의 조치로 최악의 경우 국내 메모리 업계도 타격을 받게 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도 "다만 이번 규제를 계기로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탄탄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의 판로가 막혀 매출에 악영향을 받게 될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구글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2% 포인트 오른 전례가 있다.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노리는 삼성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고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5.9%, TSMC는 54.1%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관영 언론에서는 중국이 유럽, 일본, 한국 등과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미국 기술 없이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계속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아주 먼 길을 돌아가야만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측면이 있다. 화웨이라는 반도체 큰 손이 위기에 몰렸고, 반도체 밸류체인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강력한 중국 반도체 태클 걸기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는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가 더 커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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