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올 1분기(1~3월) 전국 가구(2인 이상)의 가계 지출은 월평균 394만5000원으로 1년 전 보다 4.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287만8000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인 6.0% 줄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외출을 안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의류·신발(-28.0%), 교육(-26.3%), 오락·문화(-25.6%) 등에 대한 소비지출을 급격히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10.5%)와 통신비(0.5%)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인 이상 가구의 1분기 평균 소비 성향은 67.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포인트 하락하며 마찬가지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평균 소비 성향이란, 가계의 씀씀이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월 100만원을 버는 가구(가처분소득 기준)가 67만1000원만 쓰고 나머지 32만9000원은 아껴뒀다는 의미다.
올 1분기의 소비지출 하락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소비지출은 전년도 4분기에 비해 연초 증가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올 1분기(287만8000원)는 지난해 4분기(290만8000원) 보다도 소비 여력이 낮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이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