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맛이 절정인 다슬기
구수한 맛이 절정인 다슬기
  • 고일봉 기자
  • 승인 2020.08.03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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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 출처: 문화콘텐츠닷컴
다슬기. 출처: 문화콘텐츠닷컴

 

어릴 때 동물원이나 야외 박람회장에 가면 펼쳐지는 구경거리만큼 졸졸 따라다니던 것이 있는데 바로 번데기와 다슬기를 삶는 구수한 냄새다.

광고지를 돌돌 말아 만든 종이 컵에 담아 팔던 번데기와 다슬기, 이쑤시개로 콕콕 찍어 먹는 번데기와 입으로 쪽쪽 빨아먹는 다슬기는 둘 다 국물 맛이 끝내주게 구수했다.

다슬기는 이름이 여러 개다.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전라도에서는 대수리, 강원도에서는 꼴부리, 경상도에서는 사고동 또는 고둥이라 부른다. 깨끗한 물에 살고 잡기는 어렵지 않은데 손질이 만만치 않다. 다슬기를 맛있게 요리하려면 맑은 물에 2~3일 담가 잔모래를 빼고 끓는 물에 20~30분 삶은 다음 일일이 살을 빼내야 한다. 

다슬기 살 빼는 '달인'이라는 사람이 TV에 나올 정도니 잔손이 많이 가는 일임에 틀림없다. 

다슬기는 맑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데 그만인 재료다. 다슬기 국물에 부추를 넣고 한소끔 끓이면 맛이 쌉쌀하고 개운하다. 다슬기에 밀가루를 솔솔 뿌려 부추와 함께 걸쭉하게 끓이기도 하고, 마늘, 아욱, 시금치, 고추 등을 넣어 맛을 보태기도 하며,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끓여 먹기도 한다.

탱탱하고 꼬독꼬독한 다슬기를 잔뜩 올린 비빔밥, 다슬기와 함께 감자, 호박, 대파, 배추, 무 등을 잔뜩 돌려 담고 칼칼한 양념을 출어 끓이는 전골, 그리고 다슬기에 달걀과 밀가루, 잘게 썬 부추를 넣어 반죽해 구어 먹는 부침도 별미다. 

다슬기는 강원도 영월뿐 아니라 맑고 큰 물줄기가 있는 전라북도 임실, 충청북도 영동과 옥천에서도 다양하게 요리해 먹는다. 여행길에 만나는 다슬기 요리는 피로를 푸는데 그만이라 어린 시절 좌판에서 팔던 번데기, 다슬기만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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