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태가 남긴 한마디 “죄송합니다”
권순태가 남긴 한마디 “죄송합니다”
  • 뉴시스
  • 승인 2018.10.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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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된 듯 인터뷰는 거절
24일 오후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수원 삼성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4강 2차전 경기에서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가 수비수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2018.10.24.
24일 오후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수원 삼성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4강 2차전 경기에서 가시마 골키퍼 권순태가 수비수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2018.10.24.

경기 중 상대 선수를 발로 걷어차고 박치기를 시도해 논란을 야기했던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의 한국인 골키퍼 권순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권순태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수원팬들을 들끓게 했던 사태가 벌어진 지 꼭 3주 만이었다.  

권순태는 지난 3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임상협(수원)과 충돌했다. 염기훈의 슛을 권순태가 쳐냈고, 이를 잡기 위해 임상협이 달려들면서 두 선수가 부딪혔다. 경기 중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권순태는 격하게 흥분했다. 공을 처리한 권순태는 임상협에게 발길질과 박치기를 했다. 임상협은 권순태의 공격에 그대로 쓰러졌다.  

일본에서는 팀을 위한 투지로 포장되는 분위기였지만 한국의 반응은 달랐다. 국내팬들은 먼저 시비를 건 뒤 박치기까지 시도한 권순태를 맹비난했다.

1차전과 달리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그의 행동을 감싸줄 팬들이 턱없이 부족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기분이 크게 상한 수원팬들은 경기 내내 권순태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권순태가 공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은 같은 소리로 물들었다. 후반 시작을 앞두고 권순태가 수원 서포터 앞에 섰을 때 야유는 절정에 달했다.

그럼에도 권순태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후반 초반 수원의 공세에 3골을 헌납했으나 여러 차례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덕분에 가시마는 수원과 3-3 무승부를 기록, 1,2차전 합계 1승1무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권순태는 공동취재구역을 그대로 빠져나갔다. 박치기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질 것을 예상한 듯 한국 취재진을 향해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빠르게 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 MVP로 선정된 스즈키 유마가 권순태 대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스즈키는 "권순태는 경험이 많고 강한 선수다. 1차전 박치기는 이해를 받지 못할 행동이었지만 그때 했던 행동이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열심히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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