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윤종규-조용병, 왕좌 놓고 '엎치락 뒤치락'
'1조 클럽' 윤종규-조용병, 왕좌 놓고 '엎치락 뒤치락'
  • 뉴시스
  • 승인 2020.10.2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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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3분기 순익 3조5927억
비은행 다변화·견조한 대출 성장
KB, 2분기 연속 '리딩금융' 차지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신한 1등

박은비 기자 =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도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분기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최근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분기 연속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앞섰다. 하지만 누적 순익으로 보면 조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이 우위에 있어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3조5927억원이다. 전년 동기 3조2446억원보다 3481억원 높은 수치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추정치 3조368억원보다도 5559억원 많다.

상반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을 만큼 쌓았고, 긴축 재정으로 판매관리비를 대폭 줄인 데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주력했다는 점은 4대 금융 공통이다. 견조한 대출 성장에 기반한 이자이익이 증가 영향도 있다.

각 그룹 실적은 비은행 부문에서 격차가 벌어졌다. 각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3분기 순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 6356억원, 신한은행 6244억원, 하나은행 5914억원, 우리은행 4809억원 순이다. 은행만 놓고 보면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개별 요인으로 KB금융의 경우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차익 1450억원과 함께 지난 4월 인수한 캄포디아 프라삭(PRASAC) 연결 효과 등이 반영됐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3분기 기준 KB금융이 1조1666억원으로 신한금융 1조1447억원보다 219억원 높아 가까스로 1등이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2조9502억원으로 KB금융 2조8779억원보다 723억원 앞선다. 4분기 실적에 따라 충분히 1, 2등이 바뀔 수 있는 셈이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저평가된 금융주가에 주주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임직원들이 도와줘서 많은 부분 가시적 성과가 있었지만 주가는 참담한 수준이라고 말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분기·반기배당에 대해 각 금융그룹은 신중한 입장이다. 하나금융만 중간배당 전통을 지속해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은행장 초청 간담회에서 "향후 부실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확고히 유지하면서 신성장 산업에 대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신한금융은 분기 배당 등 환원 정책을 다양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초 열린 신한금융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에서 '저평가된 신한지주 주가 회복 방안' 주제로 논의한 끝에 정관 변경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정관상 중간배당을 1년에 한 차례만 할 수 있는데, 이를 변경해 분기별로 최대 4차례할 수 있게 바꾸는 것이다.

다만 시점은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진 뒤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기존 정관으로도 분기배당이 가능하다.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해볼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해 추후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게 있으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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