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50주기 맞아 애니로…"'태일이'로 위로와 울림을"(종합)
전태일 50주기 맞아 애니로…"'태일이'로 위로와 울림을"(종합)
  • 뉴시스
  • 승인 2020.11.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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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름과 전태일 재단 함께 제작
장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배우 장동윤이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배우 장동윤이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오는 13일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앞두고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태일이'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예비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애니메이션 '태일이' 제작보고회에는 홍준표 감독과 배우 장동윤, 염혜란, 권해효가 참석했다. 또 '태일이'를 제작한 명필름 이은·심재명 대표와 전태일 재단 이수호 이사장도 자리했다.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전태일 50주기를 앞두고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제작했던 명필름과 전태일 재단이 함께 준비하고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다.

청년 '태일' 역의 목소리를 연기한 장동윤은 "현대사에 기록할 만한 인물의 목소리로 참여해 영광이며 감사한 마음이다. 50주기를 앞두고 뜻깊은 자리"라며 "인간 전태일의 모습을 따뜻하게 잘 그려냈고, 큰 울림이 될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영화에 참여하면서 전태일 평전을 읽어보고 많이 알게 됐다"며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본인의 어려움보다 주위를 먼저 챙기는 따뜻한 마음이 인상깊었다"고 밝혔다.

배우 장동윤과 염혜란, 권해효가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배우 장동윤과 염혜란, 권해효가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이어 "국한된 이미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의 삶을 인간적인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점이 더 좋았다. 전태일 열사가 썼던 글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는데,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느껴졌다"면서 "실제 전태일 열사의 고향이 대구인데 저도 대구 출신이다. 어머니와의 연기나 사투리 등 정서적인 부분이나 억양에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염혜란은 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역을, 권해효는 태일이 일했던 '평화시장 한미사 사장' 역을 연기했다. '태일 아버지' 역을 맡은 진선규는 이날 일정상 함께하지 못했다.

염혜란은 "제안을 받고 배우로서 영광스럽고 기쁘기도 했지만 부담스럽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참여한 작품에 함께해 좋다"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실질적인 노동자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소선 여사는 고생을 많이 하셨지만, 듬직하고 따뜻한 태일이를 늘 응원하고 믿고 사랑했다. 노동자의 어머니로 살기 전 따뜻한 어머니를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저도 아이를 키우지만 아이들에게 이번 영화가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장동윤과 염혜란, 권해효가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배우 장동윤과 염혜란, 권해효가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권해효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해 영광스럽고 저 스스로 전태일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전태일의 일생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그를 둘러쌌던 환경과 동료들, 착취했던 사회 구성원을 영화 속에서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영화를 과거에 대한 기억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거 열악한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50년이 지나도 왜 기억해야 하는지, 기억할 수밖에 없는지 생각했으면 한다"며 "무거운 영화가 아닐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시라. 50년 전 뜨겁게 옆을 바라보고 연민을 가진 한 청년의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홍준표 감독은 20살 초반의 청년 태일이의 모습을 그렸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고 가장 먼저 당시의 근로기준법을 찾아봤다. 지금과 큰 틀이 다르지 않아 놀라웠다. 현재의 노동자 시선으로 당시를 재해석해보고 싶었고, 친구같은 태일이의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다"며 "그때의 모습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60~70년대 동대문과 종로 일대를 생생하게 현장감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감독이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홍준표 감독이 9일 열린 '태일이' 온라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명필름 제공) 2020.11.09

그러면서 "50년 전의 전태일의 외침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끝없이 외쳐지고 있고 성냥불 보다도 작은 불씨가 지금의 큰 화염으로 번져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현재의 '태일이'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며 "영화를 통해 혼자 가슴 태웠을 태일이를 다같이 응원하고 다독이며 위로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본격적인 제작보고회에 앞서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많이 지쳐있는 이 때에 혼신을 다해 자기 삶을 살았던 전태일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통해 힘을 얻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영화가 성공해 모든 분들에게 큰 힘이 되고 전태일이 원했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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