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이어지는 타선을 만들고 싶다"던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바람은 또 이뤄지지 않는 듯 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찬스마다 번번이 침묵했던 KT 타선이 3차전에서도 7회까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기 때문.

하지만 두 차례 찬스 상황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베테랑 유한준이 끝끝내 물꼬를 텄고, KT 타선의 대폭발로 이어졌다.

KT는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5-2로 승리했다.

1, 2차전을 내리 지며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이날 승리로 기사회생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8이닝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완벽 봉쇄한 가운데 물없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모습을 보이던 KT 타선이 살아났다.

KT는 1, 2차전에서 투수진이 제 몫을 해줬음에도 타선이 찬스마다 침묵해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1차전에서야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워낙 호투했다지만, 2차전에서는 찬스에서 한 방이 터지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KT는 2차전에서 8안타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골랐지만, 득점은 멜 로하스 주니어의 솔로 홈런으로 낸 1점이 유일했다. 1회말 무사 2루, 2회 1사 만루, 3회 2사 1, 2루 4회 무사 1루가 모두 우위에 그쳤다. 5회부터는 두산 계투진에 꼼짝 없이 당했다.

1차전과 2차전에 각각 다른 라인업을 내세웠던 이 감독은 3차전에서 또 타순을 바꿨다. "최대한 이어지는 타선을 만들고 싶었다. 타순을 보는데 느낌이 괜찮았다"며 기대했다.

이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KT 타선은 이날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1회부터 아쉬웠다. 1회초 리드오프 조용호가 안타를 쳤지만 황재균 타석에서 도루를 하다 비명횡사했다. 곧바로 황재균의 2루타가 터졌기에 조용호의 주루사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1사 2루의 득점 찬스가 이어졌으나 멜 로하스 주니어는 내야 땅볼을 쳐 황재균을 3루까지 보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유한준이 우익수 뜬공을 치면서 선취점을 낼 찬스가 날아갔다.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에 눌려 2~4회 한 타자도 출루하지 못한 KT는 5회초 선두타자 강백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득점 찬스를 일궜다.

KT 벤치에서는 박경수에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득점은 없었다. 1사 3루에서 배정대가 삼진으로, 장성우가 중견수 플라이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KT는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용호가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작렬해 다시 한 번 기세를 살렸다.

그러나 후속타자 황재균이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아웃카운트가 2개로 늘자 두산 베터리는 로하스를 고의4구로 거르고 유한준과 승부를 택했다. 유한준은 3루 땅볼을 쳐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7회에도 KT는 강백호의 안타와 박경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으나 배정대, 장성우가 연달아 내야 땅볼을 치는 바람에 역시 선취점을 뽑는데 실패했다.

답답하던 KT 타선의 흐름을 깬 것은 베테랑의 적시타였다.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초 2사 3루, 6회초 2사 1, 2루의 찬스에서 침묵했던 유한준은 세 번째로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KT는 8회초 2사 후 황재균의 볼넷과 로하스의 안타로 2사 1, 3루의 귀중한 찬스를 잡았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유한준은 알칸타라의 2구째를 노려쳐 유격수를 스치고 외야 가운데로 빠지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베테랑이 어렵게 때려낸 적시타는 KT 타선 대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두산 포수 박세혁이 패스트볼을 저지르면서 3루에 있던 로하스가 홈을 밟았다.

2사 2루 상황이 되자 두산 배터리는 이날 멀티히트를 친 강백호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박경수와 승부했다. 박경수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를 이어줬다.

앞서 찬스 상황에 아쉬움을 남겼던 배정대도 드디어 힘을 냈다. 배정대는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려 2, 3루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사 1, 2루의 찬스가 계속된 가운데 장성우는 바뀐 투수 박치국의 3구째를 노려쳐 좌익수 방면에 총알처럼 날아가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8회에만 5점을 뽑으며 간절히 원했던 빅이닝을 만든 KT는 그대로 승리를 거두며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기사회생에 성공한 KT는 타선 고민도 덜어내면서 반격의 발판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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