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SK의 고민 '홈런 아니면 점수를 못 내네'
'2연패' SK의 고민 '홈런 아니면 점수를 못 내네'
  • 뉴시스
  • 승인 2018.11.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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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무사 주자1루 상황에서 SK 로맥이 병살타를 치고 있다. 2018.10.31
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무사 주자1루 상황에서 SK 로맥이 병살타를 치고 있다. 2018.10.31

SK 와이번스를 따라다니는 별명 '홈런 군단'의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 홈런이 아니면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한다. 절체절명의 찬스를 여러 번 날렸다. 

 SK는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2-4로 패배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 앞에 뒀던 SK는 적지에서 열린 3, 4차전을 내리 패배, 5차전에서 '벼랑 끝 승부'를 펼치게 됐다. 

 홈런이 아니면 점수를 내지 못하는 점이 SK의 발목을 잡았다. 

 정규시즌에도 SK의 홈런 의존도는 높았다. 정규시즌에 829점 가운데 홈런(233개)로 생산한 타점이 402개에 달했다.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SK는 10-8로 승리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무려 홈런 4개를 때려냈다. 10점 가운데 강승호의 2타점 적시타를 제외하고 나머지 8점을 모두 홈런으로만 뽑았다. 

 선취점을 낸 것도 최정의 솔로포였고, 8-8로 맞선 상황에서 SK에 짜릿한 승리를 안긴 것도 박정권의 끝내기 홈런이었다. 

 5-1로 승리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홈런 세 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점 가운데 4점을 홈런으로 뽑았다. 1-1로 맞선 5회말 2사 후 김강민이 중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6회말 1사 1루에서는 이재원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려내 SK의 4-1 리드를 이끌었다. 7회말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이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고척으로 장소를 옮겨 치러진 3, 4차전에서 홈런 위주의 단조로운 득점 루트는 SK의 발목을 잡았다. 두 경기에서 4점을 냈는데 모두 홈런으로만 낸 점수였다. 찬스 상황에서는 단타조차 나오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SK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제이미 로맥의 솔로 홈런,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승호가 때려낸 좌월 솔로포로 2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SK 최정이 삼진을 당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18.10.30.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SK 최정이 삼진을 당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18.10.30.

절체절명의 찬스에서는 단타조차 나오지 않았다. 

 2-3으로 끌려가던 SK는 6회초 김강민의 2루타와 최정의 중전 안타, 로맥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일궜다. 이 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던 선발 한현희를 끌어내렸다. 

 넥센이 투수를 오주원으로 교체하자 SK 벤치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박정권 대신 정의윤을 대타로 내세웠다. 올 시즌 정의윤은 오주원을 상대로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정의윤은 오주원의 5구째 직구를 잡아당겼지만 3루수 병살타로 연결됐다. SK의 역전 찬스도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2-3으로 끌려가던 8회초 SK는 선두타자 김강민이 내야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해 무사 2루의 찬스를 잡았다. 중심타선으로 연결돼 좋은 찬스였다. 

 하지만 한동민과 최정, 로맥이 잇따라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동점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시리즈 흐름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4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8회까지 홈런이 터지지 않은 SK는 득점 '0'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회초부터 SK는 김강민, 김성현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찬스를 일궜다. 하지만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제이미 로맥은 힘없는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이재원도 삼진을 당했다.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SK 한동민이 삼진을 당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18.10.30.
3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8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SK 한동민이 삼진을 당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18.10.30.

SK는 3회초 2사 후 김성현의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맞았으나 최정이 또다시 유격수 땅볼을 쳐 선취점 기회를 날렸다. 

 4회초에는 김동엽, 한동민의 연속 볼넷으로 잡은 2사 1, 2루에서 강승호가 삼진으로 돌아섰다. 

 넥센에 선취점을 허용한 뒤인 5회초 SK는 선두타자 나주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흐름을 가져올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자 넥센 벤치는 마운드를 이승호에서 안우진으로 교체했다. SK 타자들은 준플레이오프부터 넥센 마운드 '영웅' 노릇을 하고 있는 안우진의 공에 손도 대지 못했다. 김강민, 김성현, 로맥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SK 타선은 안우진이 마운드에 오른 뒤로는 별다른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6~8회 안타 1개, 볼넷 2개만을 얻었을 뿐이다.  

 8회초 선두타자 최정이 볼넷으로 나가며 희망을 살렸지만 로맥이 병살타를 치면서 공격의 맥을 끊었다. 

 이날도 SK가 영봉패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은 한동민의 홈런이었다. 9회초 선두타자 김재현이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타석에 들어선 한동민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려내 간신히 영봉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넥센과 '벼랑 끝 승부'를 벌여야 하는 SK로서는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안에 '홈런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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