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체장관 인사청문회 종료…'논문 표절' 막판 쟁점(종합2보)
황희 문체장관 인사청문회 종료…'논문 표절' 막판 쟁점(종합2보)
  • 뉴시스
  • 승인 2021.02.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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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생활비 60만원 논란에 "아끼려는 마음 잘못 전달"
가족 계좌 46개엔 "대부분 소액…얼마 있나 몰라"
"스페인여행 사과 드린다…20대 국회 출석률 96%"
딸 유학 논란에 "공립학교 다녀…처형 등 도움받아"
대가성 입법 의혹 일축 "후원자 명단 받아본 적 없어"
野 "복붙, 국민 돈으로 논문 사"…황희 "표절 아냐"
국문 논문 제출 공방…황희 "야당과 더 상의" 자세 낮춰
최동준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9. photo@newsis.com
최동준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9. photo@newsis.com

김형섭 이재훈 정진형 김성진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9일 자정을 기해 종료됐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가족 생활비 60만원 의혹', '본회의 기간 스페인 가족여행', '국회 보고서 번역 논문 의혹', '자녀 고액 외국인 학교 입학' 등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을 두고 야당의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특히 막판에는 황 후보자의 논문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황 후보자는 국세청에 신고한 지난 2019년 황 후보자와 배우자, 자녀 등 세 가족의 한 해 지출액이 720만원으로 나와 '월 평균 생활비 60만원'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의 2019년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을 제시하면서 "후보자가 신고한 생활비는 720만원으로 나온다"며 "월 60만원으로 어떻게 생활하냐"고 따졌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후보자가 국세청에 신고한 것을 보면 월 60만원"이라며 "우리나라 소득하위층 20%보다 절반"이라며 "국회의원이 도대체 무슨 돈으로, 월 60만원 밖에 지출을 안 한 사람이 해마다 가족여행을 갔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황 후보자는 "저는 (한 달 생활비) 60만원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 실제로 따져보면 (딸의) 학비를 빼고도 300만원 정도가 나온다"며 "나중에 아이 학비도 만들고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아끼려는 마음이 있는데 잘못 전달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언론에서) 제 생활비 중에 집세 빼고, 보험료 빼고, 학비 빼고 그냥 카드 쓴 것 중에 잡힌 것 그게 720만원이 되는데 그걸 12(개월)로 나눈 것"이라면서 "제 통장에는 '돈이 제로일 것'이라는 것이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합쳐져서 아마 60만원이 계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족 명의 통장이 46개에 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예비 후보로 두 번 떨어지고 계속 출마를 했다"며 "그러다 보니까 계좌 안에 돈이 얼마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대부분 소액 계좌인데 통장을 쓰다보면 그냥 1000원, 2000원 있었는지 모르고 새로 발급했다"면서 "계좌가 지금도 몇 개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20대 국회 본회의 기간 병가를 내고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에 대해선 자세를 낮췄다.

황 후보자는 본회의 기간 다녀온 가족 해외여행에 대해서는 "스페인 간 부분에 있어서는 사과를 드렸다"면서도, 다만 "변명을 드리자면 처음에 가족이 여행을 나갔을 때 본회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본회의 출석률은 외람되지만 96%"라며 "당시 SNS에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서 가족과 스페인에 갔다 왔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를 올리고 많은 지적도 받곤 했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결과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황 후보자의 자녀가 자율형사립고를 거쳐 고액의 외국인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도 청문회에서 거론됐다. 황 후보자는 본인이 공교육 중심 교육 평준화를 주장했는데, 자녀는 자사고·외국인학교를 다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황 후보자는 "외국인 국제학교에 원래 입학을 했다"며 "저는 자사고에 입학한 것은 몰랐는데, T.O.(정원)가 없어서 (외국인 고등학교에) 못 들어갈 것을 우려해서 집 앞에 있는 한가람고(자사고)에 응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동준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9. photo@newsis.com
최동준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9. photo@newsis.com

조기유학과 관련해선 "딸은 알링턴에서 차상위 계층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학교에 무료로 다녔다"면서 "만약 딸의 교육이 목적이었다면, 그 학교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에도 다시 안 오지 않았을까"라고 해명했다.

편법 조기유학 의혹에 대해선 미국에 사는 처형과 자신의 동생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처형은 보스턴에서 아내와 딸이 살던 집 바로 앞에 살았고, 자신의 여동생은 뉴욕에 살았다고 밝히며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황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자사고, 특수목적고 (일반고 전환을) 반대한 적 없다"며 "현재 자사고, 특목고가 목적 취지대로 하지 않고 서열화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하고 대가성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적극 부인했다.

김예지 의원은 황 후보자가 2018년 수자원공사가 혁신산업 육성단지인 '부산 스마트시티'에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이후 수공 임원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후원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황 후보자는 "후원금 낸 분의 명단은 제가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공 관련 법안에 대해선 "특혜라는 것과 관련이 없다"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의혹을 제보한 당직사병 현모씨 실명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선 "공개사과를 했는데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청문회 막판은 논문 표절 의혹과 함께 황 후보자의 '국문 논문' 제출이 쟁점이 됐다. 야당은 황 후보자의 박사 학위 논문이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뢰로 작성된 연구 보고서를 직역한 내용이라며 "논문을 국민의 돈으로 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책임교수가 2017년 9월 2000만원을 받고 국토교통위원회로부터 발주를 받아 연구를 진행했고 같은 해 12월 보고서를 완료한다"며 "(같은 시기인) 2017년 12월에 후보자의 박사학위 졸업논문이 완료돼 박사학위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해당 교수는 황 후보자의 대학원 박사 논문 지도교수다.

이어 "연세대에서 제공한 한글 보고서가 영문으로 직역돼서 후보자의 논문 속에 담겼다"면서 "(보고서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후보자가 직역해서 베껴 썼다고 할 수밖에 없고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혈세,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원회 활동을 이용해서 2000만원을 들여서 개인의 논문을 작성했다"면서 "논문을 사실상 국민의 돈으로 샀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고, 이것은 편법도 아니고 심대한 불법행위이고 후보자가 엘리트 범죄에 가담했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진환 기자 = 도종환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황희 후보자에게 선서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9. photo@newsis.com
전진환 기자 = 도종환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황희 후보자에게 선서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09. photo@newsis.com

같은 당 김예지 의원도 "토씨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복붙(복사-붙여넣기)했다"며 "연세대 연구윤리지침은 원저작물의 출처를 밝혔다고 하더라도 원저작물이 새로운 저작물의 주(主)가 되는 경우도 표절로 규정하고 있다. 이정도 복붙이면 거의 주가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김 의원은 "나도 석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무수히 많은 학위 논문을 봐왔고, 직접 쓰기도 했는데 방법론을 복붙한 논문은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이에 황 후보자는 "(국토교통위원회가) 용역을 준 것은 오늘 안 사실"이라며 "그것은 보통 상임위 위원장에게 예산이 있다. 상임위 위원장들이 결정하는 것이며 (개별) 국토교통위원이 어느 분에게 용역이 갔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황 후보자는 연구용역보고서를 그대로 옮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외에 있는 표라든지 정의나 규정이라든지, 이것은 다른 사이트에서 저도 차용하는 것이고 교수님도 차용하는 것"이라며 "그 출처를 (논문에) 적시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어떤 것을 차용한다거나 이야기가 비슷하거나 할 수 있는데 실제 논문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메인 바디'(본문)에 들어가서는 전혀 다른 결과"라면서 "표절률은 25%를 넘어야 하는데 (제 논문은) 5% 미만이 나온다. 제가 쓴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후 야당에선 황 후보자에게 국문 논문 제출을 요구했다. 배 의원은 "국문 논문을 파쇄했다고 하는데 본인이 소장하지 않았다면 학교에 논문 계획서가 있을테니 제공해달라"고 말했고, 야당 간사인 이달곤 의원도 "국문을 보면 게이트인지 아닌지 분명해진다"고 호응했다.

그러자 황 후보자는 "연세대에선 2006년부터 영문으로 논문을 남겨야 했다"며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영어로 써도 되지만 한국어(국문)로 쓰고 통번역해도 괜찮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번역한 영문 논문을 제출했고 국문 논문은 폐기했다고 맞서면서 결국 여야간 공방이 벌어진 끝에 청문회가 40분여간 정회되기도 했다.

황 후보자는 청문회 마무리발언을 통해 "경험도 많고 계획한 아이디어도 많고 무엇보다 야당 의원과 잘 소통할 정치경력을 갖고있다. 이 부분을 꼭 살펴서 제가 일할 기회를 반드시 준다면 특히 야당 의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장관으로 남도록 노력하겠다"며 "만사에 의원들과 상의하고, 특히 야당 의원들과 더욱 더 상의하고 협의하면서 장관이 된다면 그렇게 열심히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문체위는 1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황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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