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아동학대 신호에 응답하라...박하선 '고백'
[리뷰]아동학대 신호에 응답하라...박하선 '고백'
  • 뉴시스
  • 승인 2021.02.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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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백' 스틸.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2.10 photo@newsis.com
영화 '고백' 스틸.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2.10 photo@newsis.com

김지은 기자 = 학대하는 부모, 구해주는 유괴범. 우리는 누구 편에 서야 하나요?

영화 '고백'은 7일간 국민 성금 1000원씩 1억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난 날을 기점으로 전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1000원 유괴사건이 전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는 사이, 사회복지사인 '오순'(박하선)이 돌봐주던 '보라'(김소현)라는 아이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되고, 보라 역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건을 조사하던 신입 경찰 '지원'(하윤경)은 보라 아버지는 물론 학대부모들의 불의를 참지 못했던 오순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범죄물의 형식을 빌려 왔지만 메인은 드라마다. 학대받는 아이 보라와 그를 보살피는 사회복지사 오순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진중하게 풀어내며 아동학대를 비롯한 다양한 폭력에 대한 현상을 통찰력 있게 고찰한다.

영화 '고백' 스틸.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2.10 photo@newsis.com
영화 '고백' 스틸.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2.10 photo@newsis.com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아이들의 상흔을 결코 폭력적이거나 관습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 극적인 사건과 갈등을 위한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 진정성 있고 진솔한 태도로 아이들의 편이 되어줄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아동학대 피해 상황의 심각성을 고발하며 묵직한 문제의식을 던진다.

여기에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폭력에서 서로를 지키는 약자들의 연대를 그리며 깊은 여운도 남긴다.

박하선은 이 영화로 제24회 부천국제판스틱영화제에서 국내 장편 부문 배우상을 안았다. 어린 시절 학대를 당한 후 자신의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복지사로 일하며 학대피해 아동들을 돕는 오순을 섬세하고 때론 강직하게 그려냈다. 어른들과 사회를 향해 폭발하는 분노 연기는 새 얼굴이라 할만하다.

데뷔작인 영화 '초인'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대명컬처웨이브상을 수상한 서은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섬세한 감성으로 속 깊은 진심을 전한다. 이 작품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급지원상을 수상했다.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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