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극복' SK 김태훈 "승·홀·세 30개 목표"
'멘붕 극복' SK 김태훈 "승·홀·세 30개 목표"
  • 뉴시스
  • 승인 2021.02.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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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극심한 부진…"스트레스 무척 심해"
심리 상담 받으며 멘털 회복
"더 이상 선발 욕심 없어, 2018·2019년 모습 되찾겠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김태훈.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김태훈.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희준 기자 = "지난해는 매일 한숨만 나온 시즌이었어요. 하지만 올해 시즌 준비가 잘 되다보니 기대가 돼요."

'2018년, 2019년의 김태훈을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SK 와이번스 좌완 불펜 투수 김태훈(31)이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놓은 답이다.

김태훈에게 2020년은 '악몽의 한 해'였다. 2018~2019년 SK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김태훈은 2020시즌 선발 투수로 변신했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는데, 김태훈이 5선발로 낙점됐다.

그토록 바랐던 선발 자리를 꿰찼지만, 김태훈은 부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선발로 나선 8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5.44에 그쳤다.

결국 김태훈은 선발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불펜으로 돌아갔다.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리였다. 2018년 10홀드, 2019년 27홀드를 거두며 SK 불펜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던 김태훈이다.

그러나 불펜 복귀 후에도 부진을 씻지 못한 김태훈은 1승 6패 4홀드 평균자책점 7.40의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부진이 계속되면서 늘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살리던 김태훈은 잠시 사라졌다. 표정은 어두워졌고, 말수도 적어졌다.

김태훈은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였다. 하고 싶었던 보직에서 잘 풀리지 않으니 더 힘들었다"며 "지난해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아간 뒤에도 성적이 좋지 않아 2군에 내려갔다. (2군 구장이 있는)강화로 출근해야 하는데, 오랜만에 야구장 나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무너진 멘털이 회복이 되질 않더라. 완전히 '멘붕(멘털붕괴)'였다. 결과가 계속 좋지 않고, 쌓이다보니까 스트레스가 엄청났다"며 "너무 힘들어서 몸도, 마음도 지치는 바람에 다 내려놨다. 남은 시즌이라도 열심히 해서 반등을 노렸어야하는데, 의욕이 생기질 않았다. 그 부분이 가장 후회된다"고 털어놨다.

2019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쉼없이 달린 것이 부진의 원인이 됐다. 피로가 쌓이면서 구속이 떨어졌고, 부진으로 이어졌다.

김태훈은 "수술을 한 뒤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 투구 프로그램)를 시작할 때부터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한 번도 쉬지 않았다. 피로간 누적되면서 제대로 된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김태훈은 예전의 활발함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김태훈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스포츠 심리 상담을 받았다. 처음 상담을 해봤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또 비훈련기간 개인 훈련을 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갔다.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운동했다. 준비를 열심히 하다보니 자신감이 다시 생겼다"고 말했다.

무너진 멘털을 극복한 김태훈은 순조롭게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선발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잘하는 보직에서 팀에 최대한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김태훈은 "지난해 구속이 떨어지면서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타자들 스윙에 다 걸렸다. 그래서 올해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구속을 최소 시속 145㎞ 이상 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세 번째 불펜 투구 때 처음 구속을 쟀는데 시속 140㎞까지 나왔다. 무난하게 스프링캠프 중에 시속 145㎞까지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선발 경험을 해보지 않았으면 아직까지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선발로 실패했지만 경험한 것에 만족하겠다. 선발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며 "2018년, 2019년에 불펜에서 잘했으니 잘하는 위치에 가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에 잠시 뜸을 들이던 김태훈은 "승리와 홀드, 세이브를 합쳐 30개 이상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뒤 "지난해 9위까지 떨어졌던 팀 평균자책점을 끌어올리는데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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