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트렌드 변화 분석, 편도암은 증가세 꺾여 설암은 증가세
두경부암 트렌드 변화 분석, 편도암은 증가세 꺾여 설암은 증가세
  • 이명진 기자
  • 승인 2021.04.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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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근처의 코, 목, 후두, 인두, 침샘 등에 발생하는 두경부암 중 편도암의 급격한 증가세는 꺾인 반면 설암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웨덴 등 서구의 두경부암 발생률과 유사한 변화다.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두경부종양클리닉 정유석, 석준걸 전문의와 중앙암등록본부 정규원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중앙암등록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편도암은 목젖의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에 발생한 암이다. 급격히 증가하던 편도암의 발생률이 최근 들어 안정화됐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연평균 6.77% 증가하던 국내 편도암 발생률이 2011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거나 줄지 않고 10만 명당 0.5명 내외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편도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편도암을 일으킨다. 인유두종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젊은층에서 편도암의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최근 증가세가 안정되는 양상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40~50대의 발생률은 연평균 8.1%씩 증가하다 2008년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꺾인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꾸준히 연평균 6.2%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적인 흐름과도 유사하다. 서구 사회 역시 젊은 층에서 급속도로 증가하던 편도암의 발생률이 점차 안정화되는 반면 고령인구의 발생률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정유석 이비인후과 교수는 "그간 비교적 젊은 층에 집중되던 편도암 발생 부담이 고령층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했다"라면서 "생활방식의 변화, 성인남성의 흡연율 감소 2016년 시작한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 확대 등이 젊은 층의 편도암 발생을 안정화시켰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강암의 발생률은 2006년을 기점으로 1.56%에서 2.82%로 늘어났다. 구강암의 한 종류인 설암 발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혀에 생기는 암인 설암은 1999년부터 전 연령대에서 지속해서 증가해 왔다. 특히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연평균 7.7%라는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설암을 제외한 다른 구강암은 60대 이상에서만 2.0% 늘었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설암을 비롯한 구강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로는 흡연이 꼽힌다. 이외에 음주, 방사선, 식습관, 유전적 감수성 등이 거론된다.

해외에서도 전반적인 구강암의 발생률이 줄어드는 가운데 설암의 발생률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석준걸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설암은 예후가 특히 좋지 않은 암으로 주요 위험인자로 흡연, 음주, 바이러스 등이 꼽힌다"며 "그러나 술이나 담배의 노출이 많지 않은 젊은 층의 발생 증가는 기존 위험인자와는 구별되는 환경·유전적 요인 등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 없이 혀나 목구멍의 통증, 궤양, 변색이나 두꺼워진 듯한 현상, 삼킴 곤란 또는 목에서 혹이 만져지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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