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병준 vs 나경원, 인적쇄신 두고 미묘한 신경전
한국당 김병준 vs 나경원, 인적쇄신 두고 미묘한 신경전
  • 뉴시스
  • 승인 2018.12.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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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나경원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나경원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이 이르면 이번주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간에 인적쇄신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된다.

당력을 모아 강력한 대여투쟁을 해야 하는 나 원내대표와 꾸준히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김 위원장 간 의견 대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당내 투톱의 갈등은 필연적이란 이야기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이번 주말께 명단을 정리해 비대위에 교체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현역 의원 10여명의 교체설이 돌고 있다. 10여명 안에 주로 영남권 친박(친박근혜) 초선과 친박 중진들이 상당수 들어있다는 분석이 있어 결과 발표 후 당 안팎에서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문제는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의 인적청산 규모와 시기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 원내대표로서는 의원들의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당선된 만큼 당내 결집을 통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대여투쟁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생각은 다르다. 비대위가 구성된 것 자체가 당의 혁신을 위한 것이었다. 그 수장인 김 위원장이 얼마 후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아무런 당내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임기를 마무리 한다면 이 역시 김 위원장에게는 멍에나 다름없다. 때문에 비대위 입장에서는 대외적으로 납득이 갈만한 쇄신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타깃은 아무래도 친박계에 맞춰질 공산이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도 그렇거니와, 더구나 최순실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상태라면 이 당의 미래는 없다. 따라서 비대위에서는 친박계 핵심을 포함해 당의 환골탈태에 역행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칼을 대야할 상황이다. 당내 인적청산이 계파간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우택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우택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적쇄신 결과 발표를 앞둔 조강특위로서는 당선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비대위원이 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비대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적쇄신 자체에는 반대 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나는 112명의 의원을 모시고 (정부여당과) 싸워야 한다. 군사 한명 한명이 중요한데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걱정되고 또 당의 단일대오를 흐트러트릴까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특히 인적청산의 시기와 관련 "지금이 적절하겠냐"며 "의원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지금 인적쇄신을 지나치게 많이 했을 경우 대여투쟁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도 "다음 공천 심사 시기에 가서 인적청산을 할 부분은 과감하게 청산하고 쇄신할 부분은 쇄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 이런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취임 초부터 당 안팎에서 '인적청산'에 대해 강한 주문을 받아온 김병준 위원장으로서는 임기를 3개월여 앞둔 지금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 해임사태 이후 인적청산의 동력이 축소된 비대위로서 최소한의 성과를 보여 줘야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협위원장 교체 연기 가능성에 대해 "나중에 할 건 나중에 있고 지금 할 게 있다"며 "저에게 가장 요구했던 게 '인적혁신'"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현역의원이 조강특위 기준을 통과해도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은 교체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등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등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 나 원내대표 간 인적청산에 대한 입장차로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가 늦어진다면 2월말로 예정된 전당대회 개최 날짜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14일 오전 조강특위 활동 경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인적쇄신을 두고 또한차례 당내 전운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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