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자르고 구속 늘고…'에이스' 류현진이 돌아왔다
수염 자르고 구속 늘고…'에이스' 류현진이 돌아왔다
  • 뉴시스
  • 승인 2021.09.0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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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전 80구로 6이닝 무실점 쾌투

시즌 13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 2위
류현진. 2021.09.07.
류현진. 2021.09.07.

권혁진 기자 = 덥수룩했던 수염을 정리한 것이 변신의 전부는 아니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에이스'의 칭호에 걸맞은 투구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MLB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군더더기 없는 피칭으로 팀의 8-0 완승을 이끈 류현진은 세 차례 도전 끝에 시즌 13승(8패) 고지를 밟았다.게릿 콜(뉴욕 양키스·14승)에 이은 아메리칸리그 다승 단독 2위다.

류현진은 삐걱거렸던 앞선 두 차례 투구와 180도 다른 내용으로 양키스 타선을 압도했다.

한결 묵직해진 구위는 지표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류현진이 이날 구사한 총 30개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8마일(약 148㎞)로 나타났다. 최고 구속은 93.9마일(약 151㎞).

91.8마일은 5⅔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지난 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90.9마일(약 146㎞)보다 1마일 가량 빠른 기록이다.3⅔이닝 7실점으로 크게 흔들려 우려를 샀던 지난달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90.1마일)과는 2마일 가까이 차이가 난다.

구속이 빨라도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

류현진은 6경기 만의 무사사구 투구를 선보이며 완벽에 가까운 제구도 뽐냈다.

류현진이 두 번째로 많이 던진 슬라이더(28개)는 빠르고 날카롭게 꺾였다. 베이스볼 서번트는 해당 구종을 커터로 기록했지만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슬라이더라고 표현했다.

슬라이더의 평균구속은 88.6마일(약 143㎞)로 시즌 평균(86.1마일)보다 2.5마일이나 빨랐다.

평소 보기 드물었던 고속 슬라이더는 팀 동료 로비 레이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후반기 들어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레이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11승5패 평균자책점 2.60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은 "레이 선수를 많이 공부했다. 직구와 강한 슬라이더만으로도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나도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좀 더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지난 경기부터 던졌는데 오늘이 좀 더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외신들도 류현진의 회복을 반겼다.

MLB닷컴은 "토론토를 류현진을 큰 경기에서 활용하기 위해 데려왔다. 현재 계획대로 진행되는 중"이라고 호평했다. 특히 2점을 등에 업은 1회말을 깔끔하게 넘긴 것에 대해 "토론토가 2019년 12월 류현진을 영입할 때 기대했던 그 장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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