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9세 환자 췌장 가성낭종과 위 사이 금속 스텐트 삽입 물혹 내부 물질 빼내는 데 성공
국내 의료진, 9세 환자 췌장 가성낭종과 위 사이 금속 스텐트 삽입 물혹 내부 물질 빼내는 데 성공
  • 지태영 기자
  • 승인 2021.11.04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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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위·대장 등 복강 내 주요 장기를 짓누르는 큰 낭종(물혹)으로 인해 한달 간 음식을 먹지 못하고 구토, 복통 등에 시달렸던 9세 환자를 대상으로 췌장 가성낭종과 위 사이에 금속 스텐트를 삽입해 물혹 내부의 물질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경희대학교병원은 최근 소화기내과와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 간 협진을 바탕으로 30kg가 채 되지 않는 9세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췌장 가성낭종 배액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3일 밝혔다.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시술 환자는 급성 췌장염과 췌장 가성낭종을 진단 받은 9세 여아로 15cm의 거대한 낭종이 위, 대장 등 복강 내 주요 장기를 누르고 있었고 발열과 복통 등의 증상도 있었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와 나이 등을 우선 고려해 췌장 가성낭종 표준치료법이자 신 의료기술로 인정받은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배액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내시경초음파 유도하 배액술은 수술, 경비적 배액술 등에 비해 시술의 난이도는 높지만 시술 후 합병증과 통증이 적고 배액관을 부착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하지만 매우 굵고 다루기 어려운 치료용 내시경 초음파를 사용해야 하고 소아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시행되는 만큼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최신장비가 구비된 하이브리드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시술실에서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와 마취통증의학과 최정현 교수의 전신마취와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오치혁 소화기내과 교수가 시술을 시행했다.

오 교수는 “췌장 가성낭종과 위 사이에 특수한 금속 스텐트를 삽입해 배액이 잘 이뤄지도록 조치했고, 이어서 ERCP를 진행해 췌장과 췌관의 상태까지 완벽하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복강 내 50% 차지한 거대낭종으로 한달 간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구토, 복통 등을 겪었던 환자는 시술 직후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호전됐다.

가성낭종은 술, 담석 등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 대부분 성인에서 관찰된다. 췌액의 누출로 염증조직이 쌓여 만들어지는 가성낭종은 크기가 작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고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소아의 경우 췌장 가성낭종 발생 빈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치료경험이 있는 병원과 의료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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