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오스카는 사고일 뿐…인내심 부족한 나 닮지 마"
윤여정 "오스카는 사고일 뿐…인내심 부족한 나 닮지 마"
  • 뉴시스
  • 승인 2022.03.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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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tvN '유퀴즈온더블록' 출연
"아카데미 구경 갔는데 내 이름 불렸다"
"일하느라 두 아들 집밥 못해줘 미안해"
"트로피 모두 지하실에…이번엔 시상자"
"난 잃을 거 없다, 일 했기에 후회 없어"

손정빈 기자 = 배우 윤여정이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것에 대해 "사고였다"고 했다.

윤여정은 23일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당시 상황에 대해 얘기하며 "나도 믿기지 않았다"며 "반추해보니 나한테 그건 사고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구경하러 간 것이었다며 글렌 클로즈가 상을 받길 바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클로즈는 당시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로 윤여정과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클로즈는 1947년생으로 윤여정과 나이가 같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구경이나 하러 간 건데, 내 이름이 불리니까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게 됐다"고 했다.

당시 윤여정은 수상 소감을 말하며 두 아들에 관한 얘기를 해 화제가 됐다. 그는 아들들을 향해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말했었다. 윤여정은 "작은 아들은 (수상 소감을 듣고) 울었다고 하더라"며 "걔네가 아니었으면, 일하러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말했다. 윤여정은 가수 조영남과 결혼 후 1974년에 미국으로 건너간 뒤 두 아들을 낳았고, 9년 뒤인 1985년 배우로 복귀했다. 그는 당시 돈이 없어서 정말 열심히 연기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윤여정은 "내가 아들들한테 제일 미안한 건, 내가 일하는 여자였기 때문에 엄마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집밥이 없었다. 너무 미안하다고 했는데, 아들들이 '괜찮아 엄마, 우리 그래서 다 말랐잖아'라고 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오스카 수상에 대해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문을 두드렸고, 내가 그 다음 해에 운이 좋게 맞았다"고 했다. 윤여정은 '미나리'로 세계 각종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42회 받았다. 그는 "트로피는 다 지하실에 있다. 어느 순간이 지나니까 무뎌졌다"며 "이번엔 시상자로 가긴 하는데, 난 이제 영어라면 징그럽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이날 애플TV+가 새롭게 선보이는 드라마 시리즈 '파친코' 홍보 차 방송에 출연했다. 진행자가 이번 작품이 약 100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라고 하자 그는 "남의 돈은 관심 없고, 나한테 얼마를 줬느냐가 중요하다"라며 특유의 유머를 보여주기도 했다.

윤여정은 젊은 사람들이 '윤여정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말을 한다는 얘기에 "난 인내심이 부족하다"며 "날 닮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배우 생활로 얻은 건 유명해졌다는 것, 그리고 이유 없이 치켜세웠다가 이유 없이 매도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여정은 "난 잃은 게 없다. 어머니가 '살아있으면 일해야 한다'고 했다. 난 일을 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고 했다.

윤여정은 출연한 작품 중 기억에 남는 대사로 김수현 작가가 쓴 글의 한 대목을 꼽았다. "내가 대단하고 안타깝게 소중하면 상대도 마찬가지야. 누구도 누굴 함부로 할 순 없어 그럴 권리는 아무도 없는 거란다. 그건 죄야"라며 "최고의 명대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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