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회 아카데미]'코다' 작품상…OTT 영화, 아카데미 접수하다(종합)
[94회 아카데미]'코다' 작품상…OTT 영화, 아카데미 접수하다(종합)
  • 뉴시스
  • 승인 2022.03.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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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오리지널 '코다' 작품상 수상
OTT 영화 '로마' 첫 후보 이후 3년만에
청각장애 가족 이야기 다양성 확보도
최다 수상작 '듄' 기술 부문서 6관왕
윤여정, 남우조연상 시상 배려 돋보여
남우주연상 윌 스미스 폭행 추태 보여

손정빈 기자 =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가 드디어 아카데미 벽을 허물었다. 애플TV+ 오리지널 영화 '코다'가 시상식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았다. 극장에 걸리지 않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아카데미는 청각장애 가족의 이야기에 손을 들어주며 다양성을 최대한 확보해나간다는 할리우드의 최근 기조에 또 한 벌 발을 맞췄다.

'코다'는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벨파스트' '돈 룩 업' '드라이브 마이 카' '듄' '킹 리차드' '리코리쉬 피자' '나이트메어 앨리' '파워 오브 도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제치고 작품상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오리지널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건 이번이 최초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는 2019년 넷플릭스 영화 '로마'를 통해 처음 작품상·감독상 등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이후 딱 3년만에 아카데미를 접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감독상 역시 넷플릭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를 만든 제인 캠피언 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 시상식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영화의 약진은 예상됐었다. 이들 영화는 올해 시상식 후보 명단에 총 40회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영화 '파워 오브 도그'와 '돈 룩 업'이 이름 올린 횟수만 27회였다. '코다'가 최고상인 작품상까지 받으면서 세계 영화계가 사실상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는 또 다른 의미에서 역사를 썼다. '코다'(CODA)는 'Child of Deaf Adult'의 약자로 청각장애를 가진 어른들 사이에서 길러진 장애가 없는 아이를 의미한다. 2014년에 나온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가 원작인 이 영화는 농인(聾人) 부모와 오빠와 함께 사는 '루비'(에밀리아 존스)의 이야기다. 아카데미는 이 영화보다 더 뛰어난 완성도를 갖고 있다는 '파워 오브 도그' 대신 이 작품을 택하면서 최근 할리우드가 보여주고 있는 다양성 확대 기조를 또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다. 작품상 수상작으로 '코다'가 불리자 장내에 있던 모든 참석자는 기립해 양손을 어깨 위로 들어 흔드는 수어(手語)로 수상을 축하하기도 했다.

'코다'는 작품상 외에도 남우조연상과 각색상도 받았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트로이 커처는 청각장애를 가진 남자 배우 최초로 연기상 후보에 올라 수상에도 성공했다. 이 영화에서 커처는 1987년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말리 매틀린(여우주연상)과 부부 호흡을 맞췄다.
 


배우 윤여정은 지난해 여우조연상 수상자 자격으로 올해 시상식에서 참석해 남우조연상 시상을 하며 커처를 축하하기도 했다. 그는 커처의 이름을 목소리로 부르기 전에 수어로 호명하는 배려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커처가 양손을 이용해 수상 소감을 말하는 동안 옆에서 그의 트로피를 들어주며 그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수차례 수어로 커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올해 최다 수상작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이었다. 이 영화는 촬영·편집·음악·미술·시각효과·음향상 등 주로 기술 부문에서 수상에 성공하며 6관왕에 올랐다.
 


여우주연상은 '타미 페이의 눈'의 제시카 채스테인, 남우주연상은 '킹 리차드'의 윌 스미스가, 여우조연상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아리아나 드보스가 받았다. 두 사람은 모두 이번이 첫 아카데미 수상이었다. 스미스는 수상엔 성공했지만, 무대 위에 올라 폭력을 쓰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삭발한 헤어스타일을 보고 영화 '지. 아이, 제인'의 주인공 같다고 하자 무대 바로 앞에 앉아 있던 스미스를 무대 위에 난입해 "내 아내를 건들지 말라"며 록의 얼굴을 때렸다. 이에 참석자들은 실제 상황인지 연출된 것인지 파악하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후 스미스는 수상 소감을 말하며 "좋은 날 이런 모습을 보여 동료 배우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아리아나 드보스는 1962년 리타 모레노가 같은 영화 같은 역할로 같은 상을 받은 뒤 딱 60년만에 여우조연상을 받는 이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는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일본영화가 이 부문 상을 받은 건 2008년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 이후 두 번째였다.

◇수상자(작) 명단

▲작품상=코다
▲감독상=제인 캠피언(파워 오브 도그)
▲여우주연상=제시카 채스테인(타미 페이의 눈)
▲남우주연상=윌 스미스(킹 리차드)
▲여우조연상=아리아나 드보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코다)
▲각본상=벨파스트
▲각색상=코다
▲촬영상-듄
▲편집상=듄
▲음악상=듄
▲주제가상=007 노 타임 투 다이
▲미술상=듄
▲분장상=타미 페이의 눈
▲의상상=크루엘라
▲시각효과상=듄
▲음향상=듄
▲장편 애니메이션상=엔칸토
▲장편 국제영화상=드라이브 마이 카
▲장편 다큐멘터리상=축제의 여름
▲단편 다큐멘터리상=더 퀸 오브 바스켓볼
▲단편 실사영화상=롱 굿바이
▲단편 애니메이션상=윈드쉴드 와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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