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 모두 스타, 스타 장관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장관들 모두 스타, 스타 장관들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7.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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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언론에 장관들만 보이고 대통령은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며 "여기(국무회의) 계신 장관들이 모두 스타가 되길 바라고, 스타 장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잘하든 못하든 자주 언론에 나와야 한다"며 "신문이든 방송이든 해당 부처가 하는 일, 정부가 추진하는 일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장관들의 소통 행보를 강조했다고 한다.

그간 윤 대통령이 장관들과 참모들에게 종종 언론과 만나라고 당부했다는 얘기가 비공식 자리에서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소통 관련 지시를 직접 공개적으로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공유를 당부한 가치는 자유, 헌법, 인권, 법치, 국제사회와의 연대, 약자와의 연대 등 윤 대통령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가치들이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정부의 공통된 언어와 철학 그리고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국정 과제들을 국민과 더 자주 공유함으로써 새 정부가 어떤 일에 집중하는지 국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통령실 참모들과 장관들이 점점 언론 앞에 서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들에게 새 정부의 철학과 정책 방향 등을 점검하는 독대 보고를 받고 있는데, 장관들은 이 보고가 끝나면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직접 보고 내용과 당시 상황을 전한다. 대변인의 브리핑이 있는데도, 추가적으로 정책 현안이나 보고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별도의 브리핑을 하는 것이다.

지난 18일에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했다. 원 장관은 업무 보고 외 심야택시 대란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국토교통부의 정책 방향과 고민들을 전했고, 한 장관도 기자들에게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방법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도 여론전에 뛰어들고 있다. 야당에서 대통령실에 검찰 출신 공무원이 파견된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직접 반박했다.

강 수석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서실에 파견된 200여명의 공무원 중 검찰 공무원은 5명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20여명의 검찰 공무원이 비서실에 파견된 바 있다"며 "재무회계 전문가, 장기간 행정업무를 담당한 검찰 공무원 2명이 총무비서관실에서 본인들이 전문성을 갖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서도 "별정직 공무원 채용은 일반직 공무원과 다를 수밖에 없다.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더 이상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도 지금까지의 수세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역대 모든 대통령실은 대통령과 선거를 함께한 사람들이 주축이 돼서 꾸려왔다"며 "특혜라기보다는 선거 캠프나 인수위 등에서 노력한 것에 대한 평가이고, 대선 캠페인이 국정철학으로 이어지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장을 했던 정의용 전 실장이 입장문을 내자, 대통령실에서는 처음으로 최영범 홍보수석이 마이크를 잡고 반박하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참모들이 전면에 서서 적극적으로 정책을 홍보하거나 여론전에 직접 뛰어들며 태세 전환한 것은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30% 초반대 지지율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참모들의 소극적인 행보와 윤 대통령의 거침 없는 화법 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윤 대통령의 직설적인 발언이 여론을 달구는 반면 참모들의 행보는 평가할 만한 것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줄 수 있는 근거들을 참모들이 마련해주고, 그런 부분을 시행한 후에 평가를 받는 방식으로 흘러가야 한다"며 참모들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참모들의 적극적인 소통 행보에 맞물려 윤 대통령의 발언도 정제되고 정리되는 형식을 점차 갖추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해 "국민이나 정부나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접견이나 최근 지지율이 낮은 것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약식회견 시간 자체도 짧아졌다. 보통 3~5분 안팎, 길어질 때는 10분 가까이 진행된 적도 있었지만, 이날은 1분 30초 정도만 이뤄졌다. 사회 현안이나 국정 운영의 핵심 사안에 대한 생각과 소신을 전하되,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은 특별히 어떤 부분을 잘 해서 지지율을 끌어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기존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며 "대통령은 겸손하고 차분한 행보를 보이고, 정치권 다툼에는 참모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변화된 점은 김건희 여사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 일정 이후 김 여사는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여사의 행보는 선거 캠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여사의 의상이나 악세사리 등 패션에 대한 관심이 대통령실의 정책이나 외교 행보를 압도할 만큼의 주목을 끌거나 여사의 지인들이 예상치 못한 구설에 오르면서 여론에 좋지않은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사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큰 상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게 또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영향력이 막대하다보니 내부에서도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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