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美연준 금리 인상폭 주목
22일 새벽 美연준 금리 인상폭 주목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9.20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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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22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정책금리를 또다시 큰 폭으로 올리면 환율 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이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당장 꺾지는 못했다.

지난주 연이은 구두개입에 이어 수조원에 달하는 정부 개입 추정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졌지만 효과는 잠시 뿐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기재위원회에 출석해 "한쪽에 과도한 쏠림이 있거나 불안 심리가 확산될 경우에는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 저희들도 이런 현상을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환율이 1400원선을 향해 무섭게 치솟던 지난 15일과 16일에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각각 7억달러, 20억달러의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에 당일 1399.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까지 밀렸지만 다시 상승 곡선으로 반전했다.

실제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6일) 종가 대비 5.6원 오른 139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3.0원 내린 1385.0원에 장을 시작했지만, 달러 가치 반등 영향으로 상승 반전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는 게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환당국은 지난주 달러화를 거래하는 국내 외국환은행에 달러 주문 동향과 은행별 외환 포지션을 매시간 보고해달라고 요청하며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발언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조치다.

당국의 달러 주문량 보고 요청은 시중은행과 수출입 기업들에게 불필요하게 달러를 사들여 추가 환율 상승을 견인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국내 수출입 기업들이 환차손을 막는 것을 넘어서 필요 이상으로 달러 보유량과 기간을 늘려 외환시장 불안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고 외환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리딩 앤드 래깅(Leading and Lagging)' 불리는 수출입 기업들의 외환 전략은 달러 상승기 외환 시장 불안을 가중하는 또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입 대금으로 달러가 많이 필요한 정유·가스 기업 등은 달러가 조금이라도 쌀 때 미리 사들여 비축하고(리딩), 반대로 반도체·자동차·조선 등의 기업들은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달러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보유하는(래깅)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품귀 현상이 가속화되며 원달러 추가 상승을 부추킨다.

오는 20일~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견인하는 변수로 꼽힌다.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 대비 8.3% 상승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 연준이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정책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것)에 나서며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인플레이션 정점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는 우려에 더욱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펼 공간을 확보했다.

현재 월가 등 미국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정책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최대 1.0%포인트(울트라스텝)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더욱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외환당국의 대규모 달러화 매도가 환율 1400원 상회를 막았지만, 그것 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며 "이번주 FOMC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심 속에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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